세계일보

검색

자살? 살자!… 대한민국 ''정신건강'' 비상

입력 : 2005-10-05 14:03:00 수정 : 2005-10-05 14:03:0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자살''OECD국가중 1위… 20∼30대 사망원인 1위
얼마 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총 1만2000명에 달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로, 특히 20∼30대의 경우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정신의학적 측면에서 자살은 가장 중요한 응급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통념상 정신질환으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 ‘자살 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 이제 육체의 건강만큼 정신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자살 위험 징후=자살 충동은 지속적인 경우보다 순간적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몇가지 징후가 나타난다. 남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는 사람들도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자살 전 징후로는 ▲한동안 만나지 않던 동창이나 은사 등을 찾는다 ▲아끼는 물건을 특별한 이유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청소년의 경우 성적이 떨어져도 걱정하지 않는 등 자신의 일에 초연해진다 ▲갑자기 교회나 사찰 등에서 성직자를 만난다 ▲죽음과 관련된 책이나 영화 등에 집착한다 ▲사후세계에 관심을 갖는다 ▲가족을 피한다 ▲평소 우울하던 사람이 갑자기 밝아진다 등이 있다.
청소년의 자살 원인으로는 부모 이혼이나 별거 등 가정 불화,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등의 심리·사회적인 요소가 많다. 또 청소년기에는 피암시성이 높아 친구가 죽었을 때 따라 죽으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전선병원 신경정신과 김영돈 과장은 “자살 기도는 빈번한 응급상태 중의 하나로 정신의학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죽는 것이 좋겠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세심한 주의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살 예방책=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들 모두가 정신건강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우울증 환자 등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모는 원인이 된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가 자살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자살 요인 중 80%가 우울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울증을 ‘정신병’으로 치부하며 드러내놓고 치료받기를 꺼리다 보니 자살률만 높아지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하규섭 교수는 “우울증과 조울병에 대한 대책 없이 자살을 예방하자고 떠들어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특히 조울병의 경우 우울증과 달리 사전 예고나 징후 없이 자살을 시도하기 때문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신경정신과 의사들은 정신건강 안전망 확충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으로 인한 아동·청소년기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신건강 상담시설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2008년까지 전국 246개 시·군·구에 정신보건센터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위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보내는 ‘도움 요청’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열린 공간에서 죽음에 대해 토론하는 것도 자살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또 극단적인 해결 방법을 택하려는 사회 풍조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청소년 시절의 교육이 중요하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이홍식 회장은 “우울증·알코올 중독 등 정신 병리가 자살을 유발할 수 있는데 우리 사회는 정신건강 서비스가 열악한 편”이라며 “자살예방 전담기구 개설과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베이비몬스터 아현 '반가운 손인사'
  • 베이비몬스터 아현 '반가운 손인사'
  • 엔믹스 규진 '시크한 매력'
  • 나나 '매력적인 눈빛'
  • 박보영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