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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아트, 계란껍질의 놀랍고 화려한 변신

입력 : 2005-09-30 14:43:00 수정 : 2005-09-30 14: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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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한 알이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바스러질 듯 연약해 보이는 달걀 껍질이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에그아트(Eggart)’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달걀 등 알 껍질을 재료로 하는 공예다. 흔하다고 쉽게 생각하면 오산.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에그아트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탄성이 흘러나온다. 그 흔한 재료가 예술로 변신한 모습에서 느껴지는 일종의 경이로움이 아닐까?

에그아트의 역사는 고대로 거슬로 올라간다. 고대 중국의 무덤에서 새알에 붉은 칠을 한 적란이 출토된다.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시기에는 각양각색의 문양을 그려 넣은 달걀과 타조알을 신에게 바치거나 연인에게 선사했다고 한다.
10세기쯤 부활절에 쓰이는 계란에 문양을 그려 넣으면서 현재의 모습이 시작됐다. 중세 유럽 왕실에서 주로 행해진 예술이었다. 궁중 예술인 만큼 눈부시게 화려한 장식과 세밀한 기술을 필요로 했다.
한국에그아트협회 경기지회장인 유옥일씨는 에그아트는 여성을 위한 예술이라고 말한다. “여자들이 작은 새알을 캔버스 삼아 자신의 감수성을 표현하면 아름답고 화사한 작품이 탄생하죠. 밝고 섬세해서 여성에게 딱 맞는 공예입니다.”
하얀 알 껍질에 화려한 보석을 이용해 장식하기 때문에 ‘화사함’이 첫 번째 매력이라고 강조한다. 에그아트가 유럽에 널리 퍼진 계기도 바로 이 화려함 때문이었다. 보석공예사였던 파테르 카를 파베르제가 1884년 러시아 황제 알렉산데르 3세의 명을 받아 만든 ‘놀라운 부활절 달걀(Surprise Easter Egg)’이라는 작품 때문에 유럽 각국의 왕실은 에그아트의 경이로움에 눈을 떴다.
캘리포니아 팬시에그 한국교실의 김귀선씨는 “수천 개의 달걀을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른 모양인데 그것을 나만의 작품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 때문에 에그아트에 푹 빠진다”고 말했다.
김씨는 손대면 깨질 듯한 알의 특성이 또 다른 매력이라고 한다. “보통 알을 보면서 ‘깨지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잖아요. 금속이나 플라스틱 재료라면 느끼기 힘든 점이죠. 이런 연약함이 묘하게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에게 집중력을 일으키는 것같아요. 섬세한 손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 잘 맞기도 합니다.”
에그아트의 화려함과 연약함은 장점인 동시에 대중화의 길을 늦추는 단점이기도 하다. 1990년을 전후해 우리나라에 도입됐지만 아직 폭 넓은 인기를 얻고 있지 못하다. 김귀선씨는 “너무 화려해 보여서 일반인이 선뜻 시작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작품이 약해 보여서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것도 널리 퍼지지 못하는 한 이유”라고 말했다.
보기와는 달리 작품 강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유옥일씨는 “작품에 따라 두께가 3∼7mm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강도는 있다”고 말했다. 달걀의 경우 1mm 정도이기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도 충격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지만, 제작 사이사이에 알을 강화하는 과정이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에그아트 재료로는 달걀 이외에 타조알, 오리알, 거위알, 메추리알도 쓰인다. 알은 3∼5월, 즉 봄에 나온 것이 좋다. 칼슘 등 무기질이 풍부해 공예 과정에서 생길지 모를 충격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강해진다. 다만 달걀은 양계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아무 계절이나 상관 없다.
재료비는 초급의 경우 5000원에서 수만원까지 한다. 고급 과정은 재료비만 수십만원에 달한다. 타조알은 보통 2만원, 거위알은 4000∼1만5000원 정도 한다. 초보자 과정에서 알 표면에 그림을 그리고, 전문가 과정에서는 보석 장식까지 한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보세요
우선 간단한 재료와 약간의 손재주만 있어도 가능한 에그아트에 도전해 보자. 쉽게 구할 수 있는 달걀로 시도하는 깜찍하면서도 귀여운 에그아트. 아이들과 함께하면 정서 함양에도 좋다.

■재료
달걀 5∼30개(흰 달걀을 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흔한 갈색 달걀도 가능), 물감, 붓, 선물 포장 끈, 예쁘고 작은 그림이나 장식용 스티커, 헤어 드라이어, 알에 어울리는 작은 소품, 장식용 바구니, 수공예용 만능 흰색 본드(문방구에서 구입 가능).
■만드는 법
〈노른자·흰자 제거〉
달걀 위 아래에 지름 5mm 정도의 원을 그린 뒤 송곳이나 칼을 이용해 각각 구멍을 뚫는다. 젓가락으로 안을 저어 노른자를 터뜨리고 흰자와 섞는다. 위에서 입으로 불어서 아래로 내용물을 빼낸다. 속이 빈 달걀의 아래구멍을 막고 물을 어느 정도 채운 뒤엔 다시 아래구멍을 열고 윗구멍으로 바람을 불어넣는다. 그러면 물이 아래로 빠지면서 알 속이 깨끗하게 씻긴다. 세척이 끝나면 바구니나 달걀 판에서 하루 정도 말린다.
〈장식 만들기〉
1. 아크릴이나 포스터 물감에 물을 많이 섞지 않고 달걀 표면에 원하는 그림이나 문양을 그린다. 물을 많이 섞으면 물감이 달걀 표면으로 흘러내려서 낭패를 볼 수 있다. 헤어드라이어로 바로바로 말리면서 색을 칠하는 것이 요령이다. 갈색 달걀은 달걀 전체에 흰색을 칠해 ‘달걀 도화지’를 만든 뒤 같은 방법으로 원하는 그림이나 문양을 그려 넣는다. 흰 물감이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물감을 칠하면 색이 번지므로 주의한다.
2. 어린이들이 원할 땐 좋아하는 색깔을 스펀지에 묻혀서 달걀 위에 찍는 방법으로 무늬를 만들어도 좋다. 이때도 헤어 드라이어로 그때그때 말린다. 달걀의 흰색, 갈색을 바탕 삼아 작은 꽃이나 동물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도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

3. 원하는 색상과 무늬를 그려 넣은 뒤 리본을 달아 장식하거나 달걀에 간단한 글귀를 적어도 좋다. 적당한 크기의 예쁜 그림을 가위로 오려 만능본드로 붙이기도 한다. 다른 소품을 본드로 붙여 넣어 깜찍한 달걀예술을 만들기도 한다.
4. 알 꾸미기가 끝났다면 예술인 만큼 전시가 중요하다. 벽에 걸려면 달걀 양쪽 옆에 만능 본드로 리본이나 끈을 붙인 뒤 매듭을 만든다. 바구니 안에 넣어 보기 좋게 배열하는 방법도 있다.

〈도움말:CFE 김귀선 대표〉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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