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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배낭여행]케냐 사파리투어

입력 : 2005-09-23 19:59:00 수정 : 2005-09-23 1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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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과 야생이 공존하는 꿈의 대지 이름으로만 들었던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하여 숙소에 짐을 푼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국립공원으로 데려가 줄 여행사를 선택하고 사파리 투어를 예약하는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혼자 직접 차를 몰고 그 세계를 조심조심 엿보고 싶었지만, 한국의 웬만한 도 의 크기와 맞먹는 국립공원에 길도 모르는 채 들어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 법규로 금지되어 있다.
첫 투어 지역인 마사이마라(Masai Mara) 국립공원에서 처음 반겨준 동물은 사납게 생긴 버펄로 무리였다. 들판 빼곡히 풀을 뜯고 있는 그들의 자유로움에 취하고 무리의 수에 압도당했다. 한참을 감탄사도 잊은 채 정적을 지켜야 했다.
항상 희생양으로만 브라운관에 등장했던 얼룩말이나 톰슨가젤 무리는 가장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 있어서인지 비극적인 그들의 운명과는 상관없이 싱싱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한두 마리씩 짝을 지어 가장 높은 곳의 잎사귀를 뜯는 기린을 가까이에서 두고 볼 때는 갈색 원을 그리는 우아한 무늬의 털로 뒤덮인 고혹적인 자태에 감히 손을 뻗을 생각도 하기 힘들었다. 비록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는 사자들의 게으른 모습에는 잠깐 실망하기도 했지만, 노을이 지는 하늘빛에 물든 분홍빛 암사자의 기분 좋은 기지개를 보니 그 천진함에 투덜댈 마음도 사라져 버렸다.

◇나쿠루 호수의 홍학 떼와 얼룩말
식사는 오직 장작을 땐 불꽃 위에 커다란 냄비를 받쳐 얹어 요리해 먹는다. 국립공원 내 캠프장은 바람만 막을 수 있는 천막에 푹 꺼진 매트리스를 놓아두었다. 전 캠프장에 걸쳐 전깃불이라고는 식당에 설치된 전구 하나가 전부인 그곳에서 풀밭에 무심코 드러누웠다. 전구보다 밝게 빛나며 쏟아져 내릴까 무서울 정도로 별들이 빼곡하다. 누구의 방해도 없이 마음껏 별빛에 취했다.
두번째 투어 지역은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 반나절은 더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나쿠루(Nakuru) 호수 국립공원이다. 홍학으로 유명한 나쿠루 호수에 가까워질 무렵, 호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부터 어디선가 커다란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호수에 도착해보니 홍학의 울음 소리와 날갯짓 소리가 어우러져 나는 소리였다. 눈이 닿는 곳은 온통 홍학뿐이었고, 거대한 호수인데도 수면은 전부 제빛을 잃은 채 홍학의 화려한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마사이마라와는 또 다른 감동이다. 이 장관의 조각이나마 담아본답시고 연방 카메라 셔터만 눌러댔다. 그러나 이 소리와 마음의 감동까지 끼워넣을 수는 없었다. 거칠 것 없는 하늘과 경계 없는 지평선이 한없이 위용을 자랑한다. 스와힐리어로 사파리(Safari)는 ‘여행을 떠나 무엇인가를 얻어 돌아옴’이다.

이동준·배낭여행 커뮤니티 ‘떠나볼까’
(www.prettynim.com) 회원

◇나른함에 겨워 보이는 사자 무리.

■여행정보
나이로비 등 내륙지방 연중최고기온 섭씨 30도
케냐는 우리나라에서 직항편은 없고, 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의 중동 국가나 유럽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한다.
나이로비를 비롯한 내륙 지방은 고지대여서 연중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선 더운 여름인 7, 8월은 서늘한 가을 날씨이므로, ‘아프리카는 덥다’는 선입견은 버리는 것이 좋다. 4, 5월의 대우기와 11월의 소우기를 제외하면 건기가 지속된다.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 인접한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이동하는 동물의 대이동을 보고 싶다면 11월을 택하는 것이 좋다.
케냐나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의 물가는 인도 중국 태국이나 소말리아 르완다 등 인접한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들만큼 파격적으로 낮지는 않다.
나이로비 시내의 경우 저렴한 숙소의 숙박비용은 하루 6∼10달러 수준이고, 현지 식당에서의 식사는 1∼2달러면 충분하다. 영어가 공용어로 불편 없이 쓰이고, 전압은 220∼240V이지만, 우리와 다른 3핀 콘센트를 사용하므로 어댑터가 필요하다. 케냐 입국 시 황열병 예방접종 카드를 요구하므로 인천공항에서 예약 후 접종하고 가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일주일 전에 먹어야 효과가 있다.
성수기 기준으로 사파리투어 비용은 보통 하루에 60∼100달러 수준이다. 사파리 투어는 원칙적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국립공원을 원하는 기간만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일정을 맞춰야 저렴하다. 여러 개의 국립공원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인데, 이곳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국립공원 내에서는 캠프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침낭이 필요하다. 여행사에서 빌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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