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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배낭여행]영화 ''노팅힐''의 무대를 찾아서

입력 : 2005-07-15 18:05:00 수정 : 2005-07-15 1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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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포토벨로 마켓 ''벼룩시장'' 여전히 활기 나는 영국 영화를 참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러브액츄얼리’ 같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사족을 못 쓴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감수성이 넘치는 고등학교 시절 본 영화 ‘노팅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한 영국인과 미국 영화배우의 사랑은 어떻게 보면 뻔할 수도 있는 줄거리겠지만,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의 뛰어난 연기력과 탁월한 연출력으로 식상하지 않게 그려냈다.

담담하게 그려진 우정, 그리고 서민적인 모습을 그대로 비춰주는 포토벨로 마켓과 감미로운 음악이 내 마음속에 파고들었다. 몇 년이 흘러 런던을 찾게 되었을 때까지도 그 감각은 잊히지가 않았다. 그 나른하고 사랑스러운 장소에 꼭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 1 포토벨로 마켓=굳이 영화 ‘노팅힐’이 아니더라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벼룩시장일 것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포토벨로 마켓 설명부터 흘러나온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주말이어서 벼룩시장이 서고 있었다. 가는 방법은 간단했는데,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노팅힐역에 내리면 바로 포토벨로 마켓의 위치를 가리키는 표지판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찾을 수 없을 경우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가는 곳으로 따라가거나 길을 물어보도록 하자.
주말의 포토벨로 마켓은 평소 우리가 생각하는 벼룩시장과 비슷해서 장신구와 옷, 골동품 등을 파는 시장과 야채와 과일, 치즈 등을 파는 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야채 과일 시장은 굉장히 활기 차 관광지로서의 런던이 아닌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굉장히 붐볐다. 알 그린의 ‘에인트 노 선샤인’이 깔리며 포토벨로 마켓의 사계를 보여주던 장면에 감동했던 나에겐 약간의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또한 영국의 물가가 비싼 편이라 벼룩시장이라 해도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사람들의 활기가 느껴지는 과일 시장.(사진 왼쪽)
◇영화의 배경이 됐던 서점. 안에서 태커 역을 맡았던 휴 그랜트가 일하고 있을 듯하다.

# 2 파란 대문의 집(윌리엄 태커의 집)=영화의 주무대는 태커(휴 그랜트)의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막혀 있던 애나(줄리아 로버츠)의 영혼이 태커의 순수함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곳이다. 비록 집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문은 찾을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문의 색은 더 이상 파란색이 아니었지만 말이다. 도색을 다시 했다는 설과 경매에 넘어갔다는 두 가지 설이 나돌았지만 어떤 것이든 안타까웠다.
만약 문을 찾기 힘들다면 포토벨로 마켓 중간쯤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자. 스타벅스 안에는 태커의 집과 일하던 서점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파란 대문(현재는 검은 색)의 집은 스타벅스 바로 왼쪽에 있다. 그리고 추측건대, 애나와 태커가 부딪친 거리는 스타벅스가 있는 사거리라고 생각된다.
# 3 트래블 북숍(윌리엄 태커의 직장)=트래블 북숍 역시 포토벨로 마켓이 서는 거리 안에 있다. 역에서 태커의 집까지 가기 전 왼쪽 골목에 있다. 자세한 위치는 스타벅스 안의 지도를 참조하면 된다. 내가 트래블 북숍에 들어갔을 땐 정말 안에는 휴 그랜트가 일하고 있고, 뒤를 돌아보면 줄리아 로버츠가 들어올 것만 같은 착각에 빠졌었다. 마치 내가 영화의 일부가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밖에서 지켜만 보는 것과 안에 들어가는 것은 천지차이니 꼭 용기를 내서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실제로도 서점 안에 사람이 꽤 많아 영화에서처럼 벌이가 시원찮은 서점은 아닌 것 같았다. 여행에 관한 책이 정말 많은데, 혹시라도 여행 관련 책을 사려면 한 권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왕이면 애나가 찾았던 터키 가이드북으로…. 참고로 한국 가이드북을 찾으려고 했으나 찾지 못해 아쉬웠다. 포토벨로 마켓을 훑어본 다음에는 노팅힐의 전반에 깔리던 곡인 엘비스 코스텔로의 ‘시(she)’를 들어보는 것도 좋다. 아마도 영화의 감동이 그대로 살아날 테니까….
김상래 배낭여행 커뮤니티 ‘떠나볼까’
(www.prettynim.com) 회원



◇태커의 집 풍경. 파란 대문이 아니라 검은 대문이라 아쉬웠다.(사진 왼쪽)

■여행 정보=런던은 파리나 브뤼셀에서 유로스타로 3시간 정도 걸린다. 그 외에도 저가항공이나 유로라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주요 관광지 간의 거리가 생각보다 머니, 가능하면 하루 동안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원 데이 교통티켓’을 끊어서 다닐 것을 권장한다. 또 타워브리지, 국회의사당 등 야경이 유명한 곳은 낮과 밤의 느낌이 굉장히 다르므로 시간을 두고 두 차례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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