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회사는 원청업체의 수주를 받지 못할 경우 매출이 뚝 끊겨버리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윗사람’에게만 매달리는 기존의 종속적 하청업체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알에프텍은 삼성전자의 신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작업에 참여해 제 목소리를 내는 당당한 동업자이다.
소위 ‘잘 나가는’ 기업도 20년 이상 걸린다는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창사 7년 만에 기록하고, 거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동반자 관계로 비즈니스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바로 기술력에 있다. 알에프텍은 중소기업으로선 드물게 자체 기술연구소를 갖고 있으며, 전 직원 270명의 40%에 해당하는 110명이 연구개발 관련 직원일 정도로 규모도 크다. 그 덕분에 삼성전자 휴대전화기에 들어가는 충전기의 30%가량이 알에프텍 제품일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원청업체인 삼성전자가 거꾸로 하청업체인 알에프텍에 의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알에프텍을 창업 10년 만에 이처럼 ‘작은 거인’으로 변신시킨 공로자는 바로 삼성전자였다. 사실 창업 당시만 해도 알에프텍은 삼성전자에 고주파 안테나용 케이블을 납품하던 하청 부품업체에 불과했다. 이 회사가 거듭날 수 있었던 계기는 2001년 삼성전자와 텔레매틱스 제품 협업 개발 계약을 맺으면서부터였다.
박태수 알에프텍 기술담당 상무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성능 테스트가 필수인데 워낙 장비가 고가이다 보니 초기엔 기본적인 시험조차 할 수 없어 막막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로부터 제품 테스트 장비와 프로그램을 지원받은 것이 제품개발 성공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윤태준 이사는 “제품 개발 성공으로 상호 신뢰가 생기자 자금은 물론이고 생산 노하우와 신제품에 들어가는 부품구매 등도 함께 지원을 받게 됐다”며 “당시 이름없는 중소기업으로선 상상도 못할 도움을 받았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알에프텍은 외국에서 전량 수입해오던 GSM 휴대전화기용 충전기와 ‘토털 파워’(Total Power)라는 신개념 충전기를 개발했고, 지난해까지 모두 671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냈다.
또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알에프텍은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제정한 ‘대·중소기업 협력 대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상까지 받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개최한 ‘삼성텔레콤 파트너스데이 2004’ 행사에서는 알에프텍이 국내 최우수 구매 협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 전영목 상무는 “신기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을 빠짐없이 공유하며 반드시 함께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알에프텍의 성공은 바로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상생정신이 이뤄낸 쾌거”라고 평가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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