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생명보험회사 IT팀 프로그래머 임경근(30·사진)씨의 MSN 디자인은 남들과 다르다. 얼마 전까지 연파랑 바다 느낌이 나는 상큼한 아이콘 장식의 ‘아쿠아 스킨’을 쓰다가 최근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롱혼’(차세대 윈도 운영체제) 이미지를 덧씌운 MSN 스킨으로 바꿨다.
‘메신저 스킨을 바꾼다고?’ 고개를 갸웃할 일이다.
“MS측에서 장려하진 않지만, MSN 디자인이나 일부 기능에 관여하는 프로그램 소스는 공개돼 있어요. ‘리소스핵’이라는 유틸리티 프로그램으로 수정할 수 있죠.”
임씨는 MSN 마니아 온라인 동호회(www.msncafe.com) 운영자다. ‘주인장’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그는 2002년 7월부터 지금까지 10만 회원들의 살림을 도맡아왔다. 동호회 자료실에서 회원들은 MSN 스킨, 애드온(AddOn:기존 프로그램에 덧붙여 기능을 일부 수정하는 프로그램), 배경화면 등의 자료를 교환하고, 소모임 코너에서 나이별, 지역별 모임도 꾸리고 있다.
자료실 작품은 모두 회원 공동의 산물이다. 사용자들의 창의력은 MSN 회사 측을 놀라게 한다. 2003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문자 이모티콘이 대표적인 경우. 2003년 6.0 버전 공개 당시 회사 측은 그림 이미지로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티콘 서비스를 내놓았다.
원래 이 서비스 취지는 사용자 자신이 직접 만든 이모티콘을 등록해 쓸 수 있도록 한 것. 그런데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음과 모음이 이루는 조합을 그림파일로 일일이 제작·입력하는 ‘상상 밖’의 일을 저질렀고, 이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유행한 ‘낙서장’ 서비스는 MSN측에서 이번 7.0 공개 시험서비스 버전부터 아예 정식 서비스로 채용했다.
우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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