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그런 집이 있다.
출근시간 전이면 아기를 데리고 오는 젊은 엄마들의 차가 주차장에 즐비하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같은 건물의 유아원으로 옮긴다. 그리고 유치원.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오후에는 이곳으로 온다.
어째서 그리도 미국의 엄마들은 바쁜지 모르겠다. 한달 지불하는 돈이 꽤 비싸다. 비싼 돈을 지불하더라도 자신의 좋은 직장을 안 놓치려고 그렇게 아이들을 맡기고 일을 한다.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풍요로운 이 나라 같은데 써야 할 돈이 너무 많은 곳도 이 나라다.
어디를 가려 해도 버스나 전철이 일반화돼 있지않고 꼭 자신의 차를 타야 할 때가 많다. 차를 움직이려면 기름이 필요하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핸드폰도 필요하고 꼭 있어야 할 것들이 있어야 사는 세상, 우리들이 예전에 세탁기 없을 땐 어떻게 살았을까? |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겠지만 이젠 더 이상 전깃불 없이 등잔불로 살아갈 수 없는 우리 들이다. 탁아소에 맡겨지는 아이들은 별로 행복하지 않다. 보모가 아무리 잘 돌봐 준다 해도 엄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물질이 풍부하고 아이들에겐 살기 좋은 나라라서 다행이다.
동료를 따라 탁아소를 견학했다. 사립학교에 속하는데 앞 건물 유아원엔 조그만 아이들이 복도를 막 뛰어 다닌다. 공립학교가 아니라서 그런지 별로 선생들이 아이들을 야단치지 않는다.
뒤로 돌아가니 또 다른 건물이 있는데 조그만 교실이 여러 개 있고 한 살 이하의 애기들이 모여 있다. 3개월 된 아주 어린 아기도 있었다. 내 자신이 내 아이들을 이렇게 기르지 않아서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3개월짜리를 탁아소에 맡겨야 될 만큼 바쁘단 말인가.
엄마들은 아이를 위해서 일한다고 말은 하는데 무엇이 그 아이를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탁아소에 맡겨지는 아기들을 보면서 ‘내 아이들은 참으로 행복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언제나 자식들을 내 품에서 놓지 않았다. 세 아이 중 손가락을 빠는 아이도 없었다. 업고 안고 힘들어도 굶어죽지 않으면 되지 어린 것들을 남의 손에 맡기고 돈을 벌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여기 오는 아이들의 부모는 그 나름의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어찌 됐든 그래도 걸음마를 할 때까지는 엄마가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세대차이 일까?
탁아소! 좋은 세상이다. 우리들이 자랄 땐 없었던 것. 오후에 탁아소에서 일하는 동료로부터 또 많은 소설 같은 탁아소 이야기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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