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은 신선할수록 효과 좋고
뜸용은 3년이 묵힌것 사용 어떤 환자분이 쑥차에 대해 물어왔다. 쑥은 고래로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식물이다. 삼국유사 이래로 우리의 건국 신화와 관련되어 우리 민족의 뿌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 쑥은 피나 냉, 설사 등이 새어 나오는 데에 아주 좋다. 이들은 모두 몸이 차가워서 새어나오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쑥을 사용할 때 식용으로 먹는 경우가 있고, 뜸으로 피부 밖에서 외치용으로 쓰는 경우가 있다. 이들의 효능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쑥을 내복할 때는 신선한 쑥을 쓰는 것이 좋다. 이는 신선한 쑥이 기운을 올려주는 효능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혈, 냉, 설사에 달여서 먹는다. 쑥은 종류가 수십 종에 달할 정도로 많은데, 쑥이라는 이름만 들어가도 이러한 효능이 있다. 또한 쑥을 내복하면 간에 매우 좋다. 특히 인진쑥이 유명하다. 동의보감에서 인진쑥을 더위지기라고 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더위지기를 쓰고 있는데, 실은 사철쑥이 더 합당하다. 하지만 이들 모두 간에 대한 보호 작용이 뛰어나므로 어느 것을 써도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쑥을 뜸으로 쓸 때는 오래 묵힌 것을 써야 한다. 그래서 의서에는 진애(陳艾)라고 적고 있다. 3년은 묵어야 뜸용을 쓸 수 있는데, 이는 정유성분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묵은 쑥으로 뜸을 뜰 때의 효능은 기운을 아래로 내려보낸다. 따라서 기운이 떠서 얼굴이 붉거나, 머리에서만 땀이 나는 것, 불면, 복부 냉증, 설사 등에 뜸을 뜨는 것이 좋다. 뜸은 상열하한(上熱下寒)을 주로 치료하는 것이다. 삼국유사에 나온 쑥은 바로 이 묵힌 쑥이다.
요즘 시중에 유통되는 쑥은 대부분 강화도 산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 실제로 조선시대부터 강화도 쑥은 특산품으로 중앙 정부의 6조 중 호부에 납품되었다. 강화도 산은 한반도의 배꼽 자리에 해당하고, 쑥은 해풍을 받아야 그 기운이 좋기 때문이다. 강화도 산에는 싸주아리와 사자발쑥이 있는데 싸주아리는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쑥이고, 사자발쑥은 70년대 무렵부터 발견, 개발된 쑥이다. 임상에서는 확실히 강화도 산 쑥이 효능을 발휘하고 있다.
누차 말을 하지만 내복하는 쑥은 되도록 신선한 것을 쓰고, 뜸으로 쓰는 쑥은 3년 이상 묵힌 쑥을 써야 한다. 이제 봄이 되면 또 쑥은 자라날 것이고, 온 천지에 쑥 캐는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다. 직접 따 먹는 쑥국 맛은 더 좋으니, 봄이 되면 가족과 쑥 나들이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최철한·천지인한의원(www.chonjiin.co.kr)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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