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지역의 유일한 하늘길이었던 예천공항 근처인 경북 예천군 유천면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주민 김모씨는 빈 건물만 덩그렇게 남아 있는 공항을 쳐다보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초기의 예천공항이 탑승객으로 북적대자 사업비 386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공항 증축에 들어간 시기는 1997년. 그러나 그때는 이미 대구∼춘천간을 잇는 중앙고속도로가 부분적으로 완공돼 탑승객이 대폭 줄어들고 있는 시점이었고 언론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같은 사실을 애써 묵살한 채 공사를 강행했고 예천공항은 문을 연 지 1년6개월 만에 결국 폐쇄돼 애물단지로 변해 버린 것이다.
더욱이 정부가 공항과 고속도로 등 국가 기반시설을 설치할 경우 사전에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만약 이때 타당성 조사만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무모하게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공항 증축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다.
공항 근처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도 1년 계획을 세워 영농비를 투자하는 데 담당 공무원들은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수백억원을 날림으로써 결국 안목이 농민보다 못하다는 비난을 받게됐다.
문제는 시민들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공항이 텅빈 건물로 방치돼 있는데 지금까지 누구 하나 책임지는 공무원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예천공항 사업 타당성조사부터 잘못이 없었는지 엄정한 감사를 벌여 위법이 발견되면 일벌백계함으로써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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