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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파베르제의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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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02-07 16:40:00 수정 : 2004-02-07 1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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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러시아 차르 황실의 보물인 ‘파베르제의 달걀’은 보석세공의 최고 명장이 빚어낸 걸작품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화려함의 이면에는 당시 러시아 황실의 사치와 몰락, 그리고 수많은 백성들의 피눈물로 얼룩진 역사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파베르제의 달걀은 걸작품임에도 항상 ‘몰락한 황실이 남긴 세계적 문화유산’이란 곱지 않은 수식어가 붙는다.
‘파베르제의 달걀’은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3세가 1885년 부활절에 황후에게 선물하기 위해 페테르 칼 파베르제에게 제작을 명하면서 세상에 나타났다. 그후 매년 부활절이면 보다 화려한 모습으로 황실의 가족과 귀족에게 선물로 전해진 이 달걀은 1917년 러시아혁명이 일어나면서 제작이 중단됐다.
파베르제가 남긴 부활절 달걀은 모두 50점. 미국의 출판갑부인 포브스가문이 9점을 갖고 있는 것을 포함, 러시아 크렘린궁 10점,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소유 3점 등 42점만 남아있다.
포브스가문의 달걀 9점을 비롯, 파베르제의 작품 180점이 최근 소더비 경매시장에서 경매도 거치지 않은 채 러시아 기업인인 빅토르 벡셀베르크에게 1억달러(1170억원)가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팔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의 이목은 지금 한 기업인의 열정으로 80여년간 해외를 떠돌던 ‘파베르제의 달걀’이 마침내 러시아로 되돌아 간다는 사실에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에 수백억원의 검은 돈을 대주고 뒤늦게 후회하는 우리 기업인들도 이 같은 일로 회자됐으면 하는 희망이다. 현재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유산은 무려 6만4000여점에 이른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파베르제 달걀은 러시아 밖에 나와 있는 문화유산 중 최고의 명작으로, 이 보물들을 조국에 돌아오게 하는 일은 내 일생일대의 기회였다”는 벡셀베르크의 말을 우리 기업인들이 되새겼으면 한다.
김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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