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강해 위 약한 사람 삼가야 "산채는 일렀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달래김치 냉이국은 비위(脾胃)를 깨치나니…." 이는 조선시대 ''농가월령가'' 2월편에 나오는 구절로 옛 아낙네들이 본격적인 나물이 나오기 전에도 내한성이 강한 이런 들풀들을 이용해 밥상을 차려 겨울철 부족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했던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생활의 지혜가 엿보이는 단면이라 하겠다.
달래는 백합과의 식물로 마늘과 비슷한 약성을 지녔다. 영어로는 와일드 갈릭(wild garlic)이라고 하는데, 생긴 것도 마늘과 비슷하고 이름도 마늘이 대산(大蒜)인 데 비해 달래는 작은 마늘, 즉 소산(小蒜)이라 하여 예전부터 음식으로나 약용으로 널리 쓰여 온 우리와 친숙한 들풀의 하나다.
동의보감에서도 "달래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약간의 독이 있고 비장(脾臟)과 신장(腎臟)에 작용해 속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소화를 잘 시키며 토사와 곽란에 좋다"고 했다. 민간에서는 달래를 소화 건위제로 많이 활용했으며 달여서 먹으면 가래나 감기로 인한 두통과 발열에도 좋다고 한다. 종기나 독충에 물렸을 때 뿌리를 짓찧어 붙이기도 했으며 고약으로 만들어 화상에 바르기도 했다. 또 소변이 시원치 않을 때 달래를 짓찧어 따뜻하게 데워서 아랫배를 찜질하면 방광 주위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소변이 시원하게 나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마늘과 양파 같은 알리움(Allium)속 식물이 대개 그러하듯이 달래도 피를 맑게 하고 관상동맥의 흐름을 좋게 해 심장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달래는 향이 뛰어나 음식으로도 많이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달래무침이나 달래를 넣은 된장찌개를 만들어도 맛과 향이 뛰어나다. 이때는 작은 달래보다는 2∼3년 이상 묵은 굵은 달래를 골라서 만들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달래는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 맛이 강하므로 주로 열이 원인인 안질(眼疾)이나 입안과 잇몸의 염증이 생긴 경우와 위가 약한 사람은 많이 먹는 것을 삼가야 한다. /장수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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