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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새해맞이 액땜

관련이슈 김미희의 오! 씨네코리아

입력 : 2008-05-17 01:11:49 수정 : 2008-05-17 01: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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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크고작은 나쁜일은 올 행복을 예약하는 ''신호'' 희망찬 계미년 새해다. 지난해의 묵은 때를 벗고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을 굳은 결심을 세우고, 2003년에 꼭 이루어야 할 목표를 정하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시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2003년 1월 1일을 맞이하기 위하여 나는 지난 12월 한달간 너무도 많은 ''액땜''을 치러야 했다.

우선 8년째 무사고 운전을 자랑하는 나에게 지난 크리스마스 쯤 회사앞의 경미한 접촉사고는 평소 운전습관마저 180도 바꿔놓는 큰일이었다. 평소 빠듯한 약속시간 때문에 방어운전보다는 공격적인 운전에 가까웠던 나의 습관이 접촉사고를 불러 일으켰다. 물론 잘잘못을 따지자면 서로 반반이라는 결론이 나오겠지만 자칫 잘못하여 인사사고로 이어졌더라면 어찌할 뻔했던가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차량에 난 흠집만큼 그 순간의 악몽이 두고두고 마음에서 떨쳐지지 않는다. 그밖에도 멀쩡하던 치아에 문제가 생겨 치과에서 고생했던 일, 절친한 친구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등 12월 한달간 안팎으로 너무도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 버렸다. 정말 연말분위기도 나지 않는 잔인한 12월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상심해 있던 나에게 주위 사람들은 이 모든 일들이 2003년을 새롭게 맞이하기 위한 마지막 ''액땜''이라고 위로해주었다. (참고:''액땜''은 앞으로 올 액을 다른 고난을 겪는 것으로 미리 막는 일로 ''액-때움''의 준말) 그런데 그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이상하리만큼 스르륵 풀려갔다. 마치 어린시절에 아픈배를 쓰다듬어 주시던 어머니의 약손처럼. 증명되지 않은 신비한 일이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더니. 그말을 들은 후에는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까지 안좋은 일이 일어날라치면 마음속에서 먼저 주술을 외우고 있었다. "이건 액땜이야. 별일 아니라고"

사실 주위 사람들을 보면 이 액땜이 일종의 ''마음의 보험'' 역할을 하는 듯하다. 그것은 종교를 초월하기도 하고 자기 최면의 역할도 된다. 액땜이 더 발전하면 개인 금욕현상까지 보이는데 개봉하는 그날까지는 보신탕을 삼가는 영화제작자, 대박의 징후라 불리는 황금색을 꼭 몸안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는 영화인 등 주위에는 늘 부적을 자처하는 말들이 넘쳐난다. 그렇다면 2003년 새해에는 우리들의 이런 크고 작은 액땜들이 모두 모여서 영화인들에게 행복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얼마전 회사직원중 한사람이 점을 보고 왔다. 대뜸 점집에서 내년에 회사에서 돈을 많이 만지게 되고 수중에 돈이 많이 들어오게 되니 관리를 잘하라 명심시키더란다. 이건 혹시 올해 우리영화가 대박난다는 말 아닌가? 그 점쟁이의 말이 꼭 실현되길 거듭 소망한다. /㈜좋은영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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