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寧海(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재미교포 윤씨의 기자회견을 지시하면서 붙 인 공작명이 「아말렉作戰(작전)」이었다 해서 작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민족이 모세와 여호수아의 지도로 이방인인 아말렉족을 물리쳤다 는 구약성서에서 영감을 얻은 작전명이라는 것이다. 權씨는 검찰조사중 이 구절을 인용하면서 『나는 모세이고 부하들은 여호수아이며 아말렉족은 북과 커넥션을 맺은 친북세력』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자 담당검 사는 『모세는 권부장이며 아말렉은 金대통령이고 여호수아는 舊(구)여권 이란 말이냐』고 잘못된 비유를 탓했다는 것이다. 權씨가 주변의 얘기대 로 독실한 기독교신자여서 성경구절을 유리하게 이용한 듯하지만 비유치고 는 지나치다.
양자간의 설전은 조사 막바지에 있었고 이 부분만이 權 씨가 검사와 유일하게 논쟁을 벌인 대목이었다는 게 검찰측 말이다. 權 씨가 야당후보를 비난한 기자회견도 이른바 聖戰(성전)의 하나로 여겼던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수사도중 성경구절을 놓고 조사대상자 와 수사검사 사이에 논쟁이 벌어진 예는 매우 흥미롭고 희귀한 일인 듯 싶다.
더욱이 아말렉족이 진정 누구인지는 앞으로의 북풍수사에서 밝혀 져야 할 핵심부분이다. 그래선지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이 성경구절 논쟁 에 관심을 갖는 이가 많아 보인다. 만약 친북세력을 아말렉이라고 칭했 다면 그런 대로 적절한 표현일지 모른다. 그러나 만에 하나 엉뚱한 표 적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종교인으로서의 도덕적 책임 또한 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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