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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수난(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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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1998-02-17 00:00:00 수정 : 1998-0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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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일대 화교들이 요즘 수난을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소요사 태가 일어났다하면 화교 소유 업소에 불을 지르기 일쑤다. 물론 약탈이 뒤따랐다. 이웃 필리핀에서는 화교 납치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지난 한햇동안 화교 3백여명이 납치되었다. 놀랍게도 일부 악덕 경찰과 군인 들이 한몫 챙기려고 저지른 사건이어서 잡혀간 중국인들은 두둑한 인질금 을 지불하고 나서 풀려났다.
두 지역에서 화교들이 겪는 고난은 돈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재산이 자기나라 경제에 기여하는 측면을 폭도나 부패관리들이 마음에 둘리가 없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인구 의 3%를 차지하는 중국계가 경제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필리핀 에선 14%인 중국계가 경제의 60%를 쥐고 있다. 태국의 경우엔 8 0%가 넘는 자본이 인구 10%밖에 안되는 중국계 수중에 들어있다.
외래인에 의한 부의 편재로 본토인들의 저항을 받은 사건들은 자주 일 어났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의 절대 다수를 거느린 이슬람 소속 과 격단체가 「중국인 때리기」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찍부터 원주민 식 이름으로 개명까지 한 대부분의 화교들은 자기들도 이슬람교도임을 표 방하면서까지 신변안전을 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도네시아 화교들은 강제추방까지 당한 전례를 잊지 않고 있다. 1959년 미국 CIA와 대만의 지원을 받아 수마트라섬에서 반정부 폭동이 터졌다. 당시 반외 국인법까지 공포하면서 이를 유혈진압한 인도네시아정부는 수십만명을 추방 했다. 그때 쫓겨난 화교들은 난생 처음보는 「모국땅」에 버려져 온갖 고생을 해야했다. 중국은 그때나 66년 공산폭동때나 해군선박을 보내 그들을 실어왔다.
그런 사태가 다시 일어날까 이웃 동남아국가내 화교 들은 전전긍긍한다. 미국의회가 IMF 추가지원금 승인여부를 심의하면서 걱정한데는 그런 이유도 끼어있다. 핍박받는 화교들이 모국으로 의식하 고 있는 중국은 예전과 달라 실력행사를 함부로 하기는 어렵다. 「돈 많은 것이 곧 화」라는 중국경구가 화교들 머리를 뒤흔들고 있는건 아닌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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