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크리스천들 뿐만 아니라 비신자들에게까지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인류의 영원한 「생명의 서」다.「세계의 어느 여숙에도 등잔 옆에 귀중한 사신같은 한권의 성서가 놓인」(김남조) 까닭은 그 안에 구원의 길이 있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진리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성경에도 세속적인 저작권자가 있을 수 있는가.최근 대법원은 「성경원본의 저작권은 이미 소멸됐다」는 법적 해석을 내렸다.그러나 히브리어(구약 39권)나 헬라어(신약 27권)로 된 성경원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없어졌지만 국내번역본에 해설이나 주석을 붙인 성경을 다른 출판사가 발행할 경우 번역본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대법원의 해석대로라면 성경뿐만 아니라 불교의 경전이나 이슬람교의 코란,유교의 사서오경등도 원문의 저작권은 인정할 수가 없게 된다.그러나 원문을 번역하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면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대법원은 풀빛목회사 대표가 대한성서공회를 상대로 낸 61년판 개역성경의 저작권소멸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개역성경의 저작권은 번역자인 대한성서공회에 있다」고 판결을 내렸다.당초 이 소송은 풀빛목회사가 성서공회의 61년판 개역성경에 주석을 달아 출판하려다 성서공회측이 로열티를 요구하자 저작권시효가 만료됐다며 법에 의뢰함으로써 비롯된 것이다.▼「하나의 성경」으로 가기 위한 한국교회의 진통은 그동안 눈물겹도록 진지했다.최근에는 표준새번역성경을 놓고 격론을 벌이기도 했었다.하나 성경발간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신학적 견해차이라기보다는 교권다툼 내지는 이권다툼의 성격까지 있어 신앙을 담보로 한 비이성적 싸움에는 찬성할 수 없다」(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는 여론도 있었다.▼성경은 예수를 증언하면서 교회보다 더 오랜 옛날부터 불경이나 코란등과 함께 인류의 스승이 되어왔다.그 성경출판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면 어느쪽이든 반성해야 할 일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