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정수중「사고­창의력 신장학습」(산교육의 현장을 찾아:8)

◎토론­실험실습 위주 분단수업 실실/생활주변 탐구 주제별 일기쓰기 지도/전교생 월2권이상 독후감 제출/매일 5∼8개 어휘 국어사전 찾기/교사들도 평가문항 개발 등 자기연수 노력
충북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에 위치한 정수중학교(교장 장영두·62)는 전교생이 1백52명인 소규모 학교다.
이 학교는 면단위의 전형적인 시골학교지만 지난해 도교육청으로부터 값진 선물을 받았다.지난해 7월과 10월 도교육청이 주관한 도내 3학년 「수학능력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정인영도교육감으로부터 1천5백만원의 격려금을 받은 것이다.당시 정수중학은 벽지학교의 어려운 교육환경에도 불구하고 수학능력평가에서 두 번 모두 1백10개 학교중 10위권에 들었다.
이 학교가 이러한 성적을 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여기에는 92년부터 교장 교사들이 의욕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고력 창의력 신장을 위한 학습지도」가 배경이 되고 있다.기존의 단순 주입식 교육에서 과감히 탈피해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계발,학력의 향상은 물론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를 꾀하고자 시도한 이 학습방법이 효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학습방법은 언어 수리­탐구 외국어영역등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이 영역별로 이뤄지고 있다.
수리­탐구영역은 분단학습에 의한 토론과 실험실습 수업이 주가 되고 있다.분단학습은 30명 안팎인 학급을 5명씩 6개팀으로 구성해 단원과 관련있는 주제에 대해 서로 탐구한 내용를 발표하고 결론을 도출해 내는 방식이다.
지난 19일 구홍서교사(30·과학)의 지도로 진행된 2학년 「정전기 유도현상」실험 장면.5명이 한 조가 된 이날 실험에서는 검전기 에보나이트막대 털가죽유리막대 명주헝겊 등이 실험도구로 동원됐다.
학생들은 털가죽에 에보나이트막대를 문지른 다음 이를 검전기의 금속판에 갖다 댔다.검전기안 가장 밑에 있는 금속박이 벌어졌다.정전유도현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다.백마디의 이론적인 설명보다 한번의 체험적인 교육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학생들의 진지한 눈빛에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주 2회 실시되는 이러한 실험교육은 학생들의 탐구력 신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구교사는 말한다.
언어영역은 독서 일기쓰기 국어사전찾기 예습­복습학습장 작성 등이 주된 학습방법.독서지도는 학년에 관계없이 전교생이 월 2권 이상의 책을 읽고 반드시 독후감을 써 제출케 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빈교실 1개를 개조한 도서관에는 약 1천5백권의 위인전 과학도서 역사서 신간 등의 장서가 십진분류법으로 소장돼 있다.학생들은 이곳에서 언제든지 필요한 도서를 열람해 볼 수 있다.
사고력 어휘력 신장을 위한 일기쓰기 지도방식은 좀 색다르다.즉 보통의 일상사를 쓰는 것에서 탈피해 주제에 의한 일기쓰기를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환경오염」이라는 주제가 주어지면 환경에 대한 개념,보전의 중요성,오염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생활주변에서 탐구해 쓰도록 하고 있다.학생들은 이를 주 2회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이러한 탐구형 일기쓰기는 학생들의 사고력 신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사전찾기과제는 담임교사가 아침에 5∼8개의 어휘를 칠판에 제시한다.학생들은 그날중 이를 찾아 뜻을 적어 익히고 검사받고 있다.
외국어영역 역시 분단학습과 듣기능력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분단학습은 조별로 한 명이 단원을 읽고 해석한 후 대의와 문단의 소주제문을 나름대로 발표하면 나머지 학생들도 자기의견을 개진하는 토론식.이는 글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학습에 대한 참여와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3학년 이진온군(15)은 『분단수업으로 급우들과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다 보면 미처 몰랐던 내용을 알 수 있어 실력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영어과목의 분단수업은 지난해 10월 도에서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2차 「수학능력평가」에서 그 위력을 드러냈다.이 학교의 평균점수가 청주 충주 제천 등 도시학교보다 더 높았던 것이다.
정수중학의 영역별 「사고력 창의력 신장을 위한 학습지도」 방식은 실시 3년째를 맞아 기존 교사중심의 주입식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사고력과 응용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토의와 탐구학습등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임으로써 뚜렷한 학력 향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교사들의 숨은 노력도 큰 몫을 했다.여름­겨울방학을 담당과목의 수학능력평가문항 개발에 쏟는 등 자기연수를 위해 교사들은 시간과 노력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13명의 교사들은 5지선다형의 평가문항 1백개씩을 개발해 수업시간이나 중간 기말등 각종 시험에서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학교에서는 이들 문항의 사본을 취합해 문제은행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장영두교장은 『 「사고력 창의력 신장을 위한 학습지도방법」이 학생들의 잠재능력 계발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이러한 학생중심의 수업방식이 널리 확산돼 우리 교육의 발전을 가져왔으면 한다』고 말한다.<지원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