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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1993-05-28 07:30:00 수정 : 1993-05-2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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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이냐 수뢰냐로 말이 많다.어느 고검장이 「주택매입자금」으로 정덕일씨로부터 5억4천2백40만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거진 말들이다.얼핏 들으면 지난 월초 피에르 베레고부아 전프랑스총리를 자살로 몰아갔던 것과 비슷한 사건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이 아닌가 착각을 갖게 한다.그러나 그게 아니다.▼베레고부아는 친구에게 주택매입 자금으로 1백만프랑(한화 1억4천5백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쓰고 갚은 것부터가 다르다.절반은 수표,절반은 고서등 현물로 갚았는데 빌려쓴 시점이 문제가 되어 의혹의 눈길을 벗지 못하고 스스로 인채,목숨을 끊음으로써 불명예를 씻은 것이다.▼친구가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그가 재무장관으로 있으면서 돈을 빌린 것이 의혹을 사게 된 이유이다.정직하고 청렴한 이를 잃었다고 파리 시민들이 장미꽃을 들고 몰려들었던 것도 그가 깨끗한 정치에 앞장서온 사람임을 알기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빌렸다」는 돈을 갚을 생각은커녕 수뢰사실이 탄로나면 오리발부터 내밀 요량으로 술수를 부리는 것과는 근본부터가 다르다.▼더욱이 3자명의로 산 집을 세놓아 전세금까지 문제가 되자 돈을 준 사람에게 『검찰에 불려가더라도 나에게 돈을 주었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이르고 주택명의자에게는 『주택소유주가 당신이라고 끝까지 주장하라』고 부탁까지 했다하니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명예가 무엇인지 수치가 무엇인지 의­불의도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법집행을 맡고 있은 격이니 「총체적 부패」사회가 열릴 것은 당연하다.「말바꾸기」로 국민들의 의혹만 증폭시키지 말고 검찰은 명실상부 성역없는 수사로 구각을 벗고 다시 태어나야 국민의 불신에서 벗어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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