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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여왕」의 나라(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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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1990-05-23 07:30:00 수정 : 1990-05-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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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을 보면 「시바의 여왕」이 솔로몬 왕을 찾아와 금은보화와 향료를 바치며 그의 지혜를 듣고 자기나라로 돌아간다. 모두 25절에 걸친 기록의 내용은 무척 간단하다. 하다못해 여왕이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갔는지조차 알길 없다.
기원전 10세기경의 일이다. 그후 30세기동안 시바의 여왕은 가장 흥미로운 전설의 주인공이 된다. 때로는 매력적인 여성으로,때로는 마력을 지닌 마녀로 묘사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고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조상이 솔로몬 왕과 시바의 여왕 마케다사이에 태어난 이브나 하킴(메넬리크)이라고 믿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홍해 건너편,그러니까 오늘날의 예멘에 시바(현지어로는 사바) 왕국이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프랑스 작가 앙드레 말로가 젊은 기자시절인 1934년 이곳을 비행하다가 시바여왕의 「백색의 도시」를 발견했다. 그곳은 북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동쪽으로 약 1백50km 떨어진 오늘의 마리브다.
이슬람경전 코란에는 옛날 이 지역에 4왕국이 있었으며 그중 시바가 가장 컸다고 전한다. 이곳은 「두개의 정원」이라고 묘사될 정도로 나무가 많이 자랐다. 오늘날에도 이곳 산비탈에는 유향과 몰약을 생산하는 나무가 자란다. 고도가 낮아 기온이 높은 곳에서는 온갖 야채와 과일,그리고 커피가 재배된다.
그러나 서기 543년 마리브댐은 대홍수로 무너져버렸다. 코란은 이 사건을 「아림의 홍수」라고 적고,알라신이 이교도였던 시바에 내린 복수라고 설명한다.
오늘날 마리브에는 기원전 4세기경 거대한 돌로 축조했던 댐과 시바여왕의 궁전으로 믿어지는 「하람 빌키스」가 있는 「달의 사원」 유적이 남아 있어 그 옛날의 부귀와 영화를 보여준다.
전설적인 여왕의 나라는 오토만 터키의 지배아래 있다가 북예멘이 1918년 먼저 독립하고,남예멘은 1839년이래 영국식민지로 되었다가 1963년 독립했다. 그러나 남예멘엔 친소공산정권이 들어서 사우디 아라비아에 의존도가 높던 북예멘과 계속 갈등­대립을 빚어왔다. 그러던 남북예멘이 이제 「통일」을 선포했다. 이제 지구상에 「대결하는 분단국」은 우리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몸서리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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