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 대책,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해”
“3기 신도시 사전 청약부터 공략해볼 것”
정부가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담은 이른바 ‘8·16 대책’은 무주택자에게 큰 기회입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민간 중심으로 2027년까지 전국 270만호, 수도권 158만호, 서울 5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이 대책의 골자입니다.
무주택자를 상대로 주거복지 차원에서 마련한 정책이 주목할 만합니다.
도심과 역세권, 3기 신도시에서 50만호 안팎 물량을 시세 대비 70% 이하 가격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등에게 제공하겠다는 ‘청년 원가’와 ‘역세권 첫집’ 공급 계획이 담겼습니다.
더불어 임대로 살면서 원하는 시점에 분양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신개념 민간분양 모델도 도입됩니다. 무주택자가 분양가의 절반으로 주택에 입주한 뒤 최대 10년간 임대 거주할 수 있고, 분양 전환 시(6·8·10년차) 감정가로 나머지 절반을 납부하는 방식입니다.
집값이 하향 안정기에 들어선 현재 매수 시점을 고민하고 있을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늘어난 셈입니다.
세계일보 영상팀은 지난 25일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을 만나 20·30대 무주택자의 시각에서 8·16 대책을 분석해보고 현시점에서 구매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지도 물었습니다.
-8·16 대책을 간단하게 총평해달라.
“5년 동안의 로드맵을 잡다 보니까 여러 내용이 담겼지만, 실행 방안은 발표를 늦춰서 아쉽다. 시장은 이를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인다. 후속 조치가 어떻게 나오는지 봐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시장을 자극하지 않는 정도 수준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싶다.”
-정부가 앞으로 5년에 걸쳐 대량 공급을 선언한 만큼, 무주택 실수요자는 청약을 늦추는 게 나을까?
“270만호 공급을 발표했지만, 실제 언제 분양이 되고 입주가 될지는 후속 조치를 봐야 한다. 무작정 8·16 대책의 로드맵만 기다리지 말고, 3기 신도시가 계속 사전 청약을 하니까 집중 공략 해보는 게 좋다. 떨어져도 이후에 좋은 입지에서 물량이 나올 것이다. 청약 가점이 낮고 새 아파트가 필요하지 않다면 6∼10년 된 ‘준신축’을 노려볼 법하다. 준신축은 커뮤니티라든가 구조가 새로 공급되는 주택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준신축이 급매물로 나오는 것도 지속해서 살펴보는 게 좋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무주택자는 어느 시점에 구매해야 할까?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매수세가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집을 사기에 그간 너무 많이 올랐고, 집값이 더 떨어질 압박도 크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사긴 쉽지 않을 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내년 5월에 중단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정도에 이를 의식한 매물이 좀 나올 텐데 거래가 안 되면 조금 더 가격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투자 목적 없이 대출받아 ‘내 집’을 마련하려는 분은 이런 점도 고려해야 한다.”
-20∼30대 무주택자에게 해주고 싶은 다른 조언이 있나.
“너무 대출 많이 받아서 무리하게 당장 내 집 마련하는 것은 피하되, 종잣돈을 모아서 조그마한 주택이라도 사는 것은 괜찮다. 어느 시점에는 집값이 내려가긴 하겠지만 어쨌든 언젠가 다시 오르면 자기 자본력도 커진다. 출발을 꼭 큰 아파트, 새 아파트로 고집할 필요는 없다. 또 청약통장을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 청년 원가 및 역세권 첫집은 가격이 ‘역대급’으로 싸다. 청약통장을 만들고 가점을 높여서 이같이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을 노려야 한다.”
※기사에 반영되지 않은 질문과 답변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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