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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레스토랑에서 모유수유하다 죄인 취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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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30 13:55:43 수정 : 2016-03-30 15: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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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런던 이즐링턴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날 친구들과 함께 레스토랑에 간 칼라 프란콤(37)은 생후 6개월 된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식당에는 프란콤 일행과 어느 일가족뿐이었다. 그나마 이들도 프란콤 일행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때였다. 한 남직원이 다가오더니 “보이지 않는 곳에 가서 모유수유 하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프란콤은 수치심을 느꼈다. 죄인 취급을 받은 것 같았다. 아기에게 젖을 먹였을 뿐인데 직원에게 주의받으니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느낌이었다. 게다가 자신에게 다가온 직원은 남성이 아니었던가.



29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프란콤은 “눈물이 났다”며 “다른 사람들을 굉장히 당황하게 한 것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아기에게 젖 먹일 당시 그는 티셔츠를 살짝 들어 올린 상태였다.

프란콤은 젖을 먹이면서 담요로 몸을 가리지 않았다. 기껏해야 티셔츠 아래 몇 cm 정도로만 살갗이 드러났다고 생각해서다.

직원은 “(수유 시) 담요를 덮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젖 먹이는 게 식당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은 과거 모유수유와 관련해 한 남자손님의 불만을 접한 사실을 언급했다.

프란콤은 “아기에게 젖 먹이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식당을 안정적인 장소로 생각했다”며 “(그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내가 다시 그곳에 가겠느냐?”고 되물었다.



문제의 식당은 25년 전 개업했으며, 런던의 다른 지역에 3곳의 체인점을 둔 프렌차이즈 업체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이즐링턴 트리뷴에 “정말 죄송하다”며 “(모유수유 주의는) 우리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불편을 겪으신 손님께 사과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해당 매니저에게 적절한 징계를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공장소 모유수유’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월에는 스페인의 한 여성의원이 의회에서 모유수유를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카롤리나 베스칸사(45) 의원은 생후 5개월 된 아들을 데려와 의회에서 젖을 먹였으며, 논란이 일자 “모든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녀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달 후인 2월에는 호주 하원이 젖먹이 동반 여성의원을 막아온 규제를 풀었다. 명시적으로 젖먹이 동반을 막지 않았으나, 모유수유 의원에 대해 대리투표를 권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장벽을 세웠던 것과 비교하면 가족 친화적인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현지 매체는 평가했다.

호주 집권당 크리스토퍼 파인 원내대표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젖먹이 아기를 돌봐야 하는 이유로 의회 활동이 봉쇄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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