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발효 ‘청신호’…일부 품목 이중관세 인하 효과… 연 54억4000만弗 절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10년 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6% 늘어난다. 또 무역수지가 연평균 4억3300만달러(약 5005억) 개선되고 5만38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안으로 발효되면 일부 품목은 발효 즉시 1차로 관세가 인하된 뒤 내년 새해 첫날 또다시 관세가 인하되는 이중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린다. 수출 부진에 신음하는 한국 경제에 단비가 될 수 있는 호재인 셈이다. 하지만 취약 산업인 농수산업과 일부 중소기업들은 경쟁력을 잃게 돼 상대적으로 피해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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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0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정부 3개 부처 합동브리핑에서 김학도 통상교섭실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30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날 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되면서 연내 발효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연내에 한·중 FTA가 발효되면 중국의 관세 인하 및 각종 비관세 장벽 해소로 우리 수출기업의 대중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 분야에서 예상되는 1년차 수출 증가액은 13억5000만달러(약 1조5525억원)에 달한다. 또 정유와 석유화학 제품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전체 생산은 발효 후 20년 동안 연평균 1조3900억원씩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 한·중 FTA가 완결되면 관세 절감액이 연간 54억4000만달러로 한·미 FTA(9억3000만달러)의 5.8배, 한·EU FTA(13억8000만달러)의 3.9배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을 빼놓고는 이제 한국의 수출 시장을 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3년간 한국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013년 9.5%, 2014년 9.7%, 2015년 상반기 10.7% 등으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우리의 중국 수출은 총 1145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었다.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대외관계경제장관회의에서 “한·중 FTA가 연내 발효되면 두 번의 관세 인하를 통해 우리 기업의 대중국 수출 활력 제고와 내수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FTA를 계기로 수출이 증가하면 최근 살아나고 있는 내수와 맞물려 한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소비자후생도 146억달러(약 16조8776억원)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이날 같이 비준된 한·베트남 FTA의 경우 발효 후 10년간 실질 GDP는 0.01% 추가성장, 소비자후생은 1억4600만달러 증가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뉴질랜드 FTA는 발효 후 10년간 실질 GDP는 0.03% 추가성장, 소비자후생은 2억9600달러 증가 효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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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학도 통상교섭실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부터)이 3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협의체 제4차 전체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반면 3개 FTA에 따라 농수산업 분야와 일부 중소기업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장 밭작물과 임산물, 어류, 갑각류 등의 수입 증가로 농림수산업은 발효 후 20년 동안 연평균 각각 77억원과 104억원씩의 생산 감소가 우려된다.
여야정이 이날 뒤늦게 FTA와 직접 관련이 없는 지원대책을 포함해 금리 인하와 세제 지원 등 향후 10년간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농어업 분야 추가 보완대책을 발표한 것도 이런 부정적인 여론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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