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20대 남성이 노인에게 무례하게 군 것도 모자라 자신에게 욕했다는 이유로 아이의 입에 비누를 문질러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선덜랜드 에코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선덜랜드 치안법원이 남자아이의 입에 비누를 칠한 혐의로 기소된 라이언 버트웰(23)에게 조건부 석방과 함께 벌금 100파운드(약 18만원)를 지난 8일(현지시간) 선고했다.
버트웰은 지난 4월11일, 선덜랜드의 한 공원 근처를 걷다 노인에게 못되게 구는 알피(6)를 발견했다. 당시 알피는 길 가던 노인의 지팡이를 찬 뒤, 마구 소리치고 있었다.
버트웰은 알피에게 “그만둬!”라고 말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이 황당했다. 알피가 오히려 “꺼져!”라고 소리친 것이다. 알피는 버트웰에게 ‘게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화가 난 버트웰은 근처 마트에서 비누를 샀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알피를 넘어뜨리더니 비누로 입을 마구 문질렀다. 노인을 공경하지 않은 것과 자신에게 욕한 것을 응징하기 위해서다.
알피는 엄마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그의 엄마 라이언 쿡은 버트웰을 경찰에 신고했다. 버트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재판부는 벌금형에 그친 이유로 버트웰의 ‘의도’를 지목했다.
제이슨 스미스 판사는 “피고는 소년을 공격할 의도가 없었다”며 “피고는 노인의 지팡이를 차며 무례하게 구는 소년을 발견했고, 훈육을 위해 비누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는 잘못을 인정하고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 거라 말했다”며 “궁극적으로 버트웰은 소년에게 교훈을 주려 했다”고 덧붙였다.
판결이 내려진 후 버트웰은 “잘못을 인정한다”며 “다만 노인을 공경하지 않은 알피에게 뭔가를 가르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알피는 또래 아이들이 전혀 쓰지 않는 나쁜 단어를 입에 올렸다”고 덧붙였다.
쿡은 “아들의 잘못을 인정한다”며 “그러나 때때로 소년들은 그러한 행동을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부의 판결에 불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선덜랜드 에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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