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들어 규모 7.8이상만 3차례
아이티 대참사뒤 예고된 재앙 못막아 지난 25일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난 네팔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지진대에 위치해 예로부터 잦은 지진 피해를 겪었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네팔 히말라야 산맥 자체가 두 지각판이 충돌하면서 생긴 지형이다. 이로 인해 수많은 지진 전문가가 네팔의 대지진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히말라야 지역에서는 1255년 대지진이 일어나 땅이 갈라지고 네팔 국왕을 비롯한 수많은 주민이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20세기에 들어서도 1905년, 1934년, 1950년 세 차례 규모 7.8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다. 특히 1934년 에베레스트산 남쪽 인도 비하르주에 규모 8.1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1만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왔다. 2005년 파키스탄 카슈미르를 강타해 7만50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약 350만명의 이재민을 남긴 대지진도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부딪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카트만두를 지진 취약지역으로 꼽아 왔다. 불과 일주일 전에도 지진학자 50여명이 카트만두에 모여 지진 피해 감소 대책을 논의했다고 AP통신이 26일 전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지진학자 제임스 잭슨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카트만두의 지진 피해는 물리적으로나 지질학적으로 언젠가는 꼭 일어날 악몽이 실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1월 중앙아메리카 아이티에서 대지진 참사가 일어난 직후 네팔을 다음 희생자로 지목한 학자도 많았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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