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적설량 평년의 절반 수준
한강수계 횡성댐 저수율 31% 소양·충주댐 등도 40% 못미쳐
지난여름이 ‘마른 장마’로 끝난 뒤 겨울 가뭄이 이어지면서 봄 영농철 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강원도를 관통하는 한강수계 주변이 특히 그렇다.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이 가뭄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26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한강수계 다목적댐 중 횡성댐의 저수율은 31%에 불과하다. 또 소양강과 충주댐은 각각 37%와 39%에 그쳤다. 모두 예년의 50∼70%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여름 강수량이 1년 전체의 70%에 이르며, 이때 모아둔 물로 이듬해 영농철을 준비한다. 그런데 지난해 유난했던 마른장마로 강수량이 턱없이 모자랐고, 여름 끝자락에 찾아온 태풍도 남부 일부 지방에만 비를 뿌려 중부 이북 해갈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정도의 저수량이라면 오는 6월까지가 한계다. K-water예측에 따르면 이들 댐은 6월 말 수위가 저수위보다 불과 3∼4m 높은 수준에 이른다. 저수위는 댐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최저 수위다. 또 저수량이 적은 소양강과 충주댐은 비가 계속 안 올 경우 6월 이후로는 15일 정도만 농업·공업·상수도 용수 공급이 가능해진다.
우물조차 말라버린 이들 지역 주민들은 비상 급수로 연명한 지 오래다. K-water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춘천시, 화천군, 전북 정읍시, 경남 거제시 등에 총 152회, 1401㎥의 물을 급수차로 날랐다. 춘천시 등 32개 시·군에 30만3466병의 병 물도 함께 지원했다.
당분간 큰 비가 내릴 것 같지 않아 걱정은 커지는 분위기다. 기상청의 장기예보에 따르면 2∼4월 사이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확률은 25∼30%에 불과했다. 강원 산간 등에 최근 내린 눈도 해갈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1m 정도 쌓인 눈이라도 물로 변하면 10㎜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나마 올해는 적설량도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K-water는 “댐 연계운영 등으로 올해 홍수기 전까지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한 저수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면서, 올해 봄가뭄의 심각성을 알리고 국민의 적극적인 물 절약을 호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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