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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출제·감독 이원화 시스템 개선 목소리 비등

관련이슈 2015학년도 수능 시험

입력 : 2014-11-17 21:07:42 수정 : 2014-11-17 21: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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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출제위원, 교사 검토위원 오류 지적 뭉개기 일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 출제 오류에 이어, 지난 13일 치러진 2015학년도 수능에서도 출제 오류가 반복돼 출제와 검토 등 수능 출제시스템 전반에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대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능 출제 오류의 반복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물론이고 교육부의 공신력까지 추락시키고 있다. 심지어 평가원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번 수능과 관련한 이의 신청이 900여건에 달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행 수능 제도와 관련해 대두되는 문제는 우선 출제시스템과 출제 감독기관의 사실상 이원화이다. 문제를 직접 출제하는 출제위원들은 대부분 대학 교수들이다. 출제위원들이 출제한 문제를 검토하는 것은 고교 교사들이다. 검토위원들은 출제위원들이 출제한 문제를 서면으로 받고 오류를 살피는 서면검토와 직접 출제위원과 만나 토론하는 대면검토를 한다.

하지만 검토위원들이 난이도의 적절성, 출제오류 논란 등 건의를 해도 출제위원들은 출제 오류가 확실하지 않는 한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수능에서 문제가 됐던 세계지리 8번 문항도 검토과정에서 오류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러한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올해 검토위원들이 오류를 지적할 경우 출제위원들이 반드시 답변을 하도록 검토위원들의 권한을 강화했다. 하지만 영어 25번 문항에서 개념이 엄연히 다른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를 잘못 인식해 출제 오류가 났다. 검토위원도 두 개념의 차이를 몰랐다면 통계의 기본적인 개념조차 이해 못하는 무지로 볼 수 있고, 출제 오류를 제기했다면 출제위원이 건의를 묵살한 것이 된다. 지금 단계에서는 검토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어디에 지원할까”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입시업체 메가스터디 주최로 열린 ‘2015 대입 최종지원전략 설명회’에 나온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배치표를 보면서 강사의 지원 전략 설명을 듣고 있다.
이재문 기자
‘퍼센트’는 어떤 양이 전체의 양에 대해 100분의 몇이 되는가를 나타내는 단위로 백분율이다. ‘퍼센트포인트’는 이러한 퍼센트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단순한 산수로 명백한 차이가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출제위원들의 질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도 출제 오류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한다.

현직에 있을 때 수능 출제업무를 당담했던 전 교육부 인사는 “수능 출제위원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어 갈수록 우수한 교수를 출제위원으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제위원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발주하는 국책연구 프로젝트 등의 정책연구 교수 선정 등 메리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교 교사로만 구성된 검토위원에 대학 교수를 참여시켜 동등한 위치와 입장에서 출제오류 등에 대한 논의와 토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금과 같은 수직관계나 다름없는 ‘출제위원=교수, 검토위원=교사’의 출제시스템에서는 충분한 논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출제위원의 절반 정도인 검토위원 수를 늘려 위원들 간 교차검토 등 촘촘한 ‘그물망’ 검토를 해 출제 오류를 걸러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에는 출제위원 316명에 검토위원은 167명이었다. 두 집단 간의 소통 부재가 출제 오류라는 사태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높다.

현재 수능 문제를 출제하고 시행하는 평가원이 교육부 산하가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로 돼 있는 것도 문제다. 수능과 교원 임용고시 등 국가고시는 교육부가 주관하지만 관리감독권이 없어, 평가원은 사실상 관리의 ‘무풍지대’에 있다. 지난해 세계지리 8번 문항 출제 오류 처리 과정에서도 교육부는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후문도 이를 방증한다. 당시 성태제 평가원장은 문제없다고 밀어붙였지만 결국 2심 법원이 출제 오류를 인정했고, 평가원은 상고를 포기해 그대로 확정됐다.

세종=지원선 선임기자 president5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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