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치러진 서울 노원병,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3곳 재보선에서 2대1, 10월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남·울릉 2곳 선거에선 2대0으로 야당의 기세를 꺾었다. 그간 재보선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둔 이명박, 노무현정부와는 달리 박근혜정부는 위력을 과시한 셈이다.
노무현정부에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전패를 기록하는 한국정치사의 ‘진기록’을 세웠다. 6차례 실시된 총 22개 선거구에서 전멸한 것이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대표를 맡아 총선과 지방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전승을 이끈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거의 여왕’이란 타이틀은 이때 붙여진 것이다. 사정이 이러니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박대통령이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란 말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나 다름없다. 선거의 여왕답게 박근혜정부는 집권후에도 재보선은 물론 각종 선거에서 허약한 모습을 보인 역대 정권과는 달리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실시된 6·4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스코어를 8대9의 ‘무승부’로 만들어 지자체 선거에서 패배하는 여당의 징크스를 깼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30일 통화에서 새누리당의 7·30 재보선 압승과 관련해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출신지역으로 여당의 조직이 탄탄하며, 정권심판론이 먹혀들지 않고, 야권후보의 경쟁력이 압도하지 못한 점 등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했지만 지지층 결집 능력 등 선거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선거의 여왕이나 박근혜 마케팅 등 플러스 알파가 없다치더라도 마이너스나 부정적인 요소로 작동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대통령은 3김 이후 지역(영남) 이념(보수) 계층(50대이상)의 교차결속력이 견고한, 마지막 남은 유일한 정치지도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7월10일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대통령 지지율은 46.8%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기 2년차인 2009년 7월 36.4%에 비해 10.4%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였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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