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한정 남양주시장 예비후보는 30일 침통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 예비후보는 “야권 후보의 난립이 기정사실화돼 있고 일방적 공천 폐기로 더 부채질됐다”며 “(기초선거 무공천은) 선거 유불리를 떠나 정당정치의 기본적 관점을 상실한 것으로 명분도, 실리도 잃은 최악의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으로 야권의 기초선거 캠프는 아수라장이다. 후보 난립과 검증 문제가 심각하다. 수도권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현재 남양주시장에 4명, 안산시장에 3명, 천안시장에는 5명의 예비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도 평균 3, 4명의 야권 출마자가 뛰고 있다. 지역에 따른 후보 단일화는 원론적 수준인 데다 구속력이 없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무공천 공약 이행을 촉구해온 희망정치시민연합 사무총장 최은상 목사는 이날 서울역에서 진행된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서명운동에 참석해 “약속 후보 국민 연합을 결성해 자율적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 타이틀을 부여해 (야권의) ‘약속 후보’가 전 선거구에서 새누리당과 1 대 1로 선거를 치르게 한다”는 취지지만 현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 예비후보는 “시민단체의 대표성과 단일화 과정의 책임성을 장담할 수 없다”며 “따르지 않는 후보에 대해 어떻게 응징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전직 보좌관 출신 선거 기획 전문가는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아 후보가 2인 이상일 경우 한정된 지역 조직을 끌어당기기 위해 세력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시도당 지도부는 후보 검증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김태년 경기도당위원장은 “과거에 반칙이나 기회주의적 처신을 했던 사람들도 당을 표방하고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자들이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는 게 새 정치냐는 자조도 나온다. 김 예비후보는 “(이번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고 나면) 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재선을 하려면 다시 탈당해 들락날락 정치를 해야 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다른 예비후보도 “지지자들이 왜 그런 번거로운 일(탈당과 복당)을 하냐고 묻는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김정섭 공주시장 예비후보은 “지금은 2번이라고 하고 다니는데 후보 등록을 할 때가 되면 기호와 당명을 뺀 홍보물을 다시 만들어야 할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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