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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웅비론 2020-미래 비전 새 지평을 연다] "교육열=치맛바람 치부말고 교육정책 핵심동력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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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1-25 06:00:00 수정 : 2013-11-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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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각 강원대 교수 우리나라 교육기본법 제2조에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이 교육이념으로 명시돼 있다. 사리(私利) 추구가 아니라,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이 우리의 교육 DNA가 열어가야 할 길이다. 

이종각 강원대 교수
그런데 언제부턴가 교육열은 ‘치맛바람, 사교육 열풍’과 같은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역대 정부마다 이를 바로잡겠다고 나섰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종각 강원대 교수(교육학)는 “교육열의 속성에 어긋나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교육열을 알아야 한국교육이 보인다’ 등의 저서를 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열 전문가다.

그는 “교육열은 부모-자녀라는 원초적이고 특수한 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교육열을 부정적인 현상의 원흉으로 지목하는 한 교육정책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뜨겁지만 관련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이 교수는 “학부모는 그에 걸맞은 위상을 부여받지 못한 채 과도한 기대를 받아왔다”며 “학부모는 교육적이고 도덕적이며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교육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로막았다”고 꼬집었다. 있는 그대로 학부모의 모습을 인정하고, 어떻게 그들의 행동을 공공 목적과 결합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새 교육정책이 나올 경우 비대한 관료조직인 학교 당국은 느리게 움직이지만, 학부모는 훨씬 빠르게 적응한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교육정책이 자식의 문제여서 누구보다 진지하고 절실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교육열도 ‘정서 자본(emotional capital)’과 같은 개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정서자본이란 구성원이 어떤 정서를 갖느냐에 따라 일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의미에서 나온 경영학 용어다. 요컨대 교육열을 억누를 것이 아니라 교육정책의 핵심 동력으로 승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가 피해야 하는 건 전통사회형 교육열이다. 이 교수는 “문헌중심 암기형 교육, 관료지향적 출세교육에 몰두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런 낮은 단계의 교육열을 창조적 문제해결 중심의 높은 단계 교육열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획일적인 대량생산형 교육과 흑백이 분명한 정답학습형 교육을 좇는 데서 벗어나 모든 직업군으로, 평생학습으로 교육열의 관심 분야를 넓히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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