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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중심 신대륙 이동…2000년 가톨릭史 '대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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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중심으론 개혁·현대화 한계
교황청과 거리… 변화 이끌 적임자
도덕성 회복·분열 치유 과제 산적
겸손·대중성 바탕 재건 나설 듯
새 교황 프란치스코의 탄생은 전 세계에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약 1300년 동안 유럽이 지배해온 가톨릭계에 신대륙 출신 교황이 탄생한 것이다. 프란치스코는 2005년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는 2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력 후보 10명에도 들지 못했던 터라 그가 선출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톨릭계를 향한 다양한 요구가 넘쳐나는 현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개혁·변화 요구에 위기감… 비유럽권 선출

최근 가톨릭교회는 잇단 성직자 성추문과 ‘바티리크스(바티칸·위키리크스 합성어)’ 스캔들로 폭로된 교황청 내부 권력다툼과 비리로 권위가 크게 실추됐다. 이 탓에 사제와 신자 수가 줄어드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유럽 중심의 가톨릭교회로는 개혁 요구와 현대화 흐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추기경들의 절박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AP통신은 “추기경들은 활기찬 교황이 아니라 경험 많고 대중적이며 겸손한 교황이 신도들을 믿음으로 이끌고, 각종 스캔들에 얼룩진 교회를 재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교황청과 거리를 두던 인물이라 교회를 효과적으로 개혁할 적임자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라틴 파워’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1900년 세계 가톨릭 신도의 67.8%를 차지하던 유럽은 2010년 23.7%로 비중이 크게 줄었다. 반면 라틴아메리카 신도는 같은 기간 5900만명(22.1%)에서 4억8300만명(41.3%)으로 대폭 증가했다. 가톨릭 신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라틴아메리카가 보루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도 신도 이탈과 사제 감소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등장으로 교회의 무게중심이 유럽에서 가톨릭 신도가 가장 많은 대륙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이라는 배경이 유럽 대륙과 미주 대륙 사이의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해 두 대륙의 갈등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회 신뢰 회복·부패척결 ‘발등의 불’

새 교황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땅에 떨어진 교회의 신뢰를 바로 세우고 부패를 척결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성직자 성폭력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수·개혁 세력으로 분열된 교회를 통합하는 것도 과제다. 중도보수로 평가되는 새 교황 프란치스코가 급진적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성사제 허용과 사제의 결혼금지 규정 철폐, 동성결혼, 피임 등에 반대한다. CNN은 미국 신도의 90%가 피임기구를 쓰고 82%가 피임기구 사용이 도덕적으로 허용된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보듯, 변화 요구를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티칸은행을 개혁하는 일도 시급하다. 바티칸은행은 자금세탁 통로로 이용된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유럽연합(EU)의 ‘돈세탁우려국’ 명단에 포함되고, 한때 교황청 자금이 동결되는 수모를 겪었다. 전문가들은 무슬림(이슬람교 신자)의 가톨릭교회와 서구에 대한 반감 해소, 중국과의 관계 개선 등도 숙제라고 지적한다.

프란치스코는 ‘낮은 곳에 임하라’는 교회의 기본에서 개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신으로부터 ‘교회를 재건하라’는 소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성 프란치스코’를 자신의 이름으로 정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뉴욕타임스는 “현장에서 서민과 함께해온 교황 프란치스코는 의사소통을 잘하기 때문에 교의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교회의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더 유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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