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방 유력 케리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과 친분 과시
앨런사령관, 양육소송 지원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혼외정사 사건으로 촉발된 파문의 불똥이 군에 이어 정치권으로도 튈 조짐이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는 계기를 제공한 ‘제3의 여인’ 질 켈리(37)의 쌍둥이 자매인 내털리 카왐이 민주당 측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과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사령관이 카왐의 아들 양육권 소송에까지 개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존 케리 상원의원도 잘 안다”
카왐이 네 살짜리 아들 양육권을 되찾기 위해 법원에 낸 편지 등의 기록에는 민주당 행사에 참석해 존 케리(매사추세츠), 셸던 화이트하우스(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 등과 친분을 쌓았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토론회 연습상대 역할을 한 케리 의원은 차기 국무,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카왐은 7월12일 별거 중인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 아들과 민주당상원선거위원회(DSCC)에 가서 휴가를 보냈다”며 “케리 의원이 아들한테 ‘내년에 또 오고 싶니’라고 물었다”고 밝혔다. 화이트하우스 의원이 로드아일랜드에서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원으로 이름난 게리 해링턴에게 보낸 편지에는 “당신이 (카왐의 아들과 함께) 가족 해변파티에 온다는 얘기를 들으니 기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해링턴은 30만달러를 빌려줄 정도로 카왐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앨런 사령관, 양육권 소송 지원
퍼트레이어스와 앨런 사령관은 카왐의 양육권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재판부에 직접 편지까지 써보냈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카왐이 정신적으로 불안정성을 보인다는 이유 등으로 양육권을 전적으로 남편이 갖도록 판결했다.
퍼트레이어스는 9월20일 항소심 재판부에 보낸 편지에서 “3년 동안 카왐 모자를 지켜본 결과 둘은 매우 다정해 보였고 엄마는 아들에게 교육적이고 발전적인 경험을 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썼다. 앨런 사령관도 9월22일 편지에서 미 중부사령부에서 근무할 때 사교파티를 통해 카왐을 알게 됐다고 소개한 뒤 “그는 과단성이 있고 다정하며 아들을 좋아하는 엄마”라고 칭찬했다.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은 워싱턴DC 법원에 카왐을 위한 보증서를 써주기도 했다. 카왐은 300만달러에 이르는 빚을 지고 4월 파산신청을 했다.
◆플로리다 민·군 사교계에 관심
퍼트레이어스와 앨런이 켈리·카왐 자매와 사교모임을 가진 탬파 지역에는 중부군사령부와 합동특수전사령부, 맥딜공군기지가 들어서 있다. 현역군인 1만5000여명과 군무원 3000여명이 근무해 민간과 협력체계가 필요한 곳이다. 켈리는 이 지역에서 공식 직함 없이 군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일을 하면서 2008년 퍼트레이어스와 인연을 맺었다. 켈리는 탬파 지역의 사교계 인사로 군 최고위층을 초대해 자주 호화파티를 벌인 것으로 유명했다. 앨런과 가까운 군 고위 관계자는 켈리를 “돈이 많고 심심해서 군 고위급 인사와 관계된 일에는 어디든 끼는 사교계 인사”로 평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켈리는 외과의사인 남편 스콧과 9세, 7세, 6세인 세 아이와 함께 140만달러짜리 저택에 살고 있다. 그는 비싼 디자이너 브랜드 옷을 즐겨 입으며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상 켈리는 부채문제로 일련의 소송에 시달렸고, 한 은행에는 220만달러의 빚이 있다고 지역신문이 전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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