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다시 재향군인회에 ‘칼날’을 겨누고 나선 것은 각종 수익사업 실패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실이 향군 고위간부들의 배임 등 범죄 혐의와 관련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동안 검찰은 향군을 둘러싼 여러 비리 의혹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따라서 이번 수사가 향군의 ‘환부’를 제대로 도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향군에 따르면 지난달 8일은 제60회 ‘재향군인의 날’이었지만 공식 기념행사조차 열지 못했다. 향군이 6000억원대 부채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분위기가 부쩍 어두워진 탓이다.
향군 내부에는 ‘잇단 사업 실패와 손실 증가로 파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널리 퍼져 있다.
향군은 2007년 이후 아파트, 오피스텔, 리조트 등 부동산개발 수익사업을 20개나 벌였다. 개발사업 시행사가 금융기관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을 때 개발 대상 부동산 부지를 향군에 담보로 제공하면 향군이 대출을 보증하는 형태였다. 사업이 부실화하면 대출에 따른 채무를 향군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문제는 향군이 투자한 사업장 대부분이 금융기관의 대출요건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는 ‘부실’ 프로젝트였다는 점이다. 향군이 제공받은 담보의 가치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향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개발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담보가치 부족으로 향군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이 주목하는 것은 향군이 대출에 보증을 서며 제공받은 담보를 제대로 검증했는지 여부다. 향군의 일부 간부가 시행사 측과 짜고 담보 심사를 부실하게 한 뒤 무리하게 대출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검찰은 시행사가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금 일부가 향군 간부에게 일종의 ‘리베이트’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향군의 무리한 사업 확장에는 대출 브로커, 그와 연계된 향군 고위간부들이 있다”는 취지의 제보를 접수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향군은 앞서 여러 차례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09년 몇몇 보수단체가 “향군이 소유한 부지 매각과 회관 재건축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불법이 저질러졌다”며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뚜렷한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해에도 향군의 PF 비리 의혹을 포착해 본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향군 개발사업본부 소속 간부 한 명이 대출 브로커와 짜고 부동산 PF를 성사시킨 혐의로 구속됐을 뿐이라 ‘비리 의혹을 완전히 뿌리뽑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태훈·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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