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 키즈’서 한국女골프 대들보로

‘100승’ 주인공 최나연은?

최나연(24·SK텔레콤)이 고대하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한국(계) 선수 통산 100승을 달성하며 한국 여자골프의 대들보로 우뚝 섰다.

1987년생인 최나연은 신지애, 송보배,박희영, 안선주 등과 함께 박세리(34·KDB)의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을 계기로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

그동안 신지애(23·미래에셋)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2008년 LPGA투어에 진출해 통산 5승을 거두며 한 국여자골프의 대들보로 우뚝 섰다.

특히 지난해 LPGA투어 상금왕에 이어 올해도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와 쌍벽을 이루며 대부분의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벌여 ‘최나연-청야니’시대를 이끌고 있다.

중학교 3학년 때인 2003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최나연은 2004년 ADT캡스인비테이셔널에서 선배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최나연은 이 대회에서 한국 여자골프의 최고 스타인 박세리를 제치고 정상에 오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듬해인 2005년 최나연은 프로로 전향한 뒤 국내 투어에서 3승을 거뒀다. 앳된 얼굴에 커다랗고 둥근 눈을 가진 최나연은 ‘얼짱골퍼’라는별명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프로 데뷔 초기에는 너무도 실력이 쟁쟁한 또래 선수들에 밀린다는 인상을 떨쳐내지 못했다.

2007년 LPGA투어 조건부 출전권을받은 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뛰어들었지만 한동안 조건부 출전권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힘든 투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우승과도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대회가 열릴 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맥없이 무너지면서 아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최나연은 2009년 뒷바라지해 주던 부모를 한국으로 보내고 혼자서 미국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해 9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L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최나연은 그간의 한을 풀 듯 승수를 채워나갔다. 같은 해 한국에서 열린 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또 우승해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한 최나연은 지난해 하나은행 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하면서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휩쓸었다.

올시즌 LPGA투어에서 상위권에 들었지만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해 애를 태웠던 최나연은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에 한국계 선수 통산 100승의 주인공이 되면서 에이스로서의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한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