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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아무 탈 없이 돌아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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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1-25 00:02:47 수정 : 2011-01-25 00: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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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해균 선장 부모 ‘눈물의 기도’ “자식이 총에 맞아 사경을 헤매는데 밥이 넘어갑니까.” 24일 경남 밀양시 무안면 마흘리 시골집에서 만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의 아버지 석록식(83)씨와 어머니 손양자(79)씨는 사흘째 제대로 식사를 못한 채 한숨과 기도로 긴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머니 손씨는 “애들(며느리와 손자)이 우리가 걱정할까봐 아무도 말을 안 하고 있었더라”며 “지난 금요일에 TV를 보는데 얼굴이 나오기에 혹시나 해서 물었더니 맞더라”며 떨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며 말을 이었다.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부모 석록식, 손양자씨가 24일 경남 밀양시 무안면 마흘리 집에서 아들의 사진을 보며 무사귀환을 바라고 있다.
연합뉴스
3년 전부터 파킨슨병을 앓아 심하게 몸을 떨고 있는 손씨는 아들이 해적들에게 피랍된 뒤 구출 과정에서 총상을 당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더 심하게 몸을 떨고 있다. 손씨는 “한 번도 부모 걱정을 시키지 않았던 해균이가 먼 타국에서 이렇게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아버지 석씨는 “똑똑했던 해균이가 공부를 너무 하고 싶어했는데 가난 때문에 더 하지 못한 것이 늘 가슴 속에 맺혀 한이 된다”며 “더 공부를 시켰더라면 이렇게 멀리서 배를 타고 이 같은 일도 당하지도 않았을 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3남2녀 중 장남인 석 선장은 어렸을 때부터 책임감이 강하고 부모에게 순종하는 든든한 큰아들이었다. 석 선장은 인문계고를 진학해 대학을 가고 싶어했지만 가난 때문에 결국 실업계고에 진학해 졸업 후 곧바로 해군 부사관이 됐다.

석 선장은 군 복무 시절에도 성실하게 모은 봉급을 꼬박꼬박 부모님에게 보낼 만큼 효자였다고 부모는 말했다. 석 선장은 제대 후에도 좀 더 많은 돈을 벌어 부모님께 보내고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먼 타국을 항해해야 하는 큰 배를 탔다.

고혈압이 심해져 늘 방에 누워 있는 아버지 석씨는 “지금 이 집이 해균이가 군에 있을 때 모은 봉급으로 지었다”며 “한국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 더 좋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석 선장의 고향집 이웃들도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고향집 이웃에 사는 석희만(85)씨는 “구출작전 소식이 TV에 나오는데 선장 사진과 이름을 보고 똑같아 깜짝 놀랐고 총에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더 마음이 좋지 않다”며 “마을 주민들도 모두 가족처럼 무사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양=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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