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씨는 “애들(며느리와 손자)이 우리가 걱정할까봐 아무도 말을 안 하고 있었더라”며 “지난 금요일에 TV를 보는데 얼굴이 나오기에 혹시나 해서 물었더니 맞더라”며 떨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며 말을 이었다.
![]() |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부모 석록식, 손양자씨가 24일 경남 밀양시 무안면 마흘리 집에서 아들의 사진을 보며 무사귀환을 바라고 있다. 연합뉴스 |
아버지 석씨는 “똑똑했던 해균이가 공부를 너무 하고 싶어했는데 가난 때문에 더 하지 못한 것이 늘 가슴 속에 맺혀 한이 된다”며 “더 공부를 시켰더라면 이렇게 멀리서 배를 타고 이 같은 일도 당하지도 않았을 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3남2녀 중 장남인 석 선장은 어렸을 때부터 책임감이 강하고 부모에게 순종하는 든든한 큰아들이었다. 석 선장은 인문계고를 진학해 대학을 가고 싶어했지만 가난 때문에 결국 실업계고에 진학해 졸업 후 곧바로 해군 부사관이 됐다.
석 선장은 군 복무 시절에도 성실하게 모은 봉급을 꼬박꼬박 부모님에게 보낼 만큼 효자였다고 부모는 말했다. 석 선장은 제대 후에도 좀 더 많은 돈을 벌어 부모님께 보내고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먼 타국을 항해해야 하는 큰 배를 탔다.
고혈압이 심해져 늘 방에 누워 있는 아버지 석씨는 “지금 이 집이 해균이가 군에 있을 때 모은 봉급으로 지었다”며 “한국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 더 좋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석 선장의 고향집 이웃들도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고향집 이웃에 사는 석희만(85)씨는 “구출작전 소식이 TV에 나오는데 선장 사진과 이름을 보고 똑같아 깜짝 놀랐고 총에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더 마음이 좋지 않다”며 “마을 주민들도 모두 가족처럼 무사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양=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