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29일 김정은이 1998~2000년 스위스 베른의 공립학교에서 수학할 당시 급우였던 스위스인 즈아오 미카엘로를 인터뷰하고 10대 중·후반 시절의 김정은을 소개했다. 마카엘은 “김정은과 한 책상을 썼다”며 “그는 나와 비슷한 평범한 아이였다. 스포츠, 영화,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김정은은 특히 운동을 좋아하고 승부욕이 많았다고 미카엘로는 전했다. 그는 “김정은은 스포츠를 잘했고 지는 것을 싫어했다”면서 “그에게 농구는 세상 전부였다”고 밝혔다. 실제 운동장뿐 아니라 비디오 게임기 농구까지 즐길 정도로 농구광이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성격에 대해 미카엘로는 “매우 조용했고 다른 이들과 말을 하지 않았다”며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서 ‘안녕, 잘 지내니’하고 인사하는 아이는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김정은은 파티나 디스코장 등에 가지 않았으며, 가끔 미카엘로와 여자 얘기를 했었다고 CNN은 덧붙였다.
김정은은 당시 북한 대사의 아들로 급우들에게 소개됐으며, 이름은 가명인 ‘박운’을 썼다고 미카엘로는 전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나는 북한 지도자의 아들이다”며 자신에게 고백했을 때도 미카엘은 믿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런 ‘귀족 자제’가 평범한 공립학교에 다닐 리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마카엘로에게 10대 김정은은 좋은 친구였다. 그는 “내게 중요한 친구였고, 최고의 친구였다”면서 “그와 만나 옛 추억을 회상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열여섯 시절 그는 좋은 녀석이었기에 그가 나쁜 일을 할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김정은이 (북한에) 초청한다면 갈지 안 갈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미카엘로는 “나는 16살 시절의 그를 알 뿐”이라며 “지금의 그는 아마도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1983년생인 김정은은 1998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스위스 베른의 리베펠트·슈타인횔츨리 공립학교를 다닌 뒤 평양으로 돌아갔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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