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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치 100년, 망국의 역사를 깨워라] 순국자들 절명시·유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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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8-22 23:04:21 수정 : 2010-08-22 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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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짜로 나라가 망했으니 어찌할 것인가…
새 짐승 슬피 울고 산 바다도 찡그리고 무궁화 금수강산 진흙탕에 빠졌구나”
“한 치 흔들림 없이 빼앗긴 내 나라 위해 오직 이 한 목숨 던지노라.”(1910년 9월18일, 이중언 선생의 ‘경고문’ 중 일부)

100년 전 망국의 슬픔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순국자들은 절명시, 유서 등을 통해 비장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들의 글에는 ‘일본과 한 하늘 아래에 있지 않겠다’는 비분강개의 정신과 애국혼이 오롯이 담겨 있다.

국치일인 8월29일 충남 금산군 조종산의 소나무 가지에 목을 맨 금산군수 홍범식(1871∼1910) 선생은 아들에게 “죽을지언정 친일을 하지 말고 나를 욕되게 하지 마라”는 유서를 남겼다.

◇매천 황현 선생이 음독 자결을 하기 전에 남긴 절명시.
광양시 제공
경북 안동에서 단식 자결한 전 성균관 생원 이현섭(1844∼1910) 선생은 단식 도중 “차라리 목이 잘릴지언정 어찌 오랑캐의 백성이 될까 보냐”라는 자탄시(自嘆詩)를 지었다.

구한 말 3대 문장가로 유명한 황현(1855∼1910) 선생은 절명시 4수를 지어 국치의 슬픔을 표현했다. “오늘 진짜로 나라가 망했으니 어찌할 것인가. (중략) 새 짐승 슬피 울고 산 바다도 찡그리고 무궁화 금수강산 진흙탕에 빠졌구나.”

동부승지를 지낸 장태수(1841∼1910) 선생은 사당에 고유문을 올린 후 곡기를 끊었다.

그는 고유문을 통해 “불충하고 불효하게 왜놈의 세상에 목숨을 부지하고 공연히 죄와 욕을 더하는 것보다 차라리 죽어 지하에 가서 모시는 것이 낫겠기에 감히 통곡하옵니다”라고 외쳤다.

그는 ‘대한동포에게 고함’이란 글도 남겼다. “동포들은 한 가정, 한 마을로부터 팔도의 전역에 이르기까지 능히 한 마음, 한 뜻으로 의기를 뭉치면 왜적들을 섬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민족의 단결을 강조한 그의 간절한 호소가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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