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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역사적 화해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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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회피 日정부에 경종… “세계사적 사건”
‘원천적으로 불법’ 문구는 빠져 다소 아쉬움
한일 강제 병합조약 100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 지식인 각각 100명이 10일 공동으로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발표한 병합조약 원천무효 선언은 양국 간 관계는 물론이고 세계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조선(대한제국)을 하루아침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한 한일병합조약이 강압과 폭력에 의한 일방적인 폭거였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다. 따라서 언뜻 보면 이날 양국 지식인의 공동발표는 이처럼 엄연한 ‘사실(史實)’을 새삼스럽게 재확인한 데 지나지 않는 사건일 수도 있다.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1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한일 두 나라 지식인들이 한일병합조약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2010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함께 손뼉을 치고 있다.
송원영 기자
하지만 양국 지성계를 대표하는 지식인이 대거 참여한 이번과 같은 규모의 공동선언이 나온 전례가 없는 데다 그 내용이 한일 두 나라 과거사와 양국 간의 미래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일본 근대사가인 박환무 한양대 비교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이번 공동선언을 “시대의 변화에 따른 제국주의시대 권력정치에 대한 역사의 복수를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일병합조약으로 대표되는 과거 제국주의시대에 강대국이 약소국에 가한 폭력이 후세에 ‘보복’을 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세계사적인 사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앞줄 왼쪽 세번째) 등 일본 측 지식인들이 10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일본교육회관에서 ‘한국병합조약 무효 한일 지식인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런 점에서 이번 공동선언이 정부 차원이 아니라 양국 시민사회가 주도했다는 사실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일본 정부가 한결같이 과거사 책임을 회피하려는 상황에서 양국 시민사회와 지식인들이 나섰다는 것은 향후 양국관계에서 진정한 선린우호를 다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동선언을 주도한 한국 측 지식인들도 이번 일이 “한일 간의 역사적 화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한일병합 100주년을 맞이해 제국주의시대 일본의 책임을 거론하는 일본 지식인 사회는 미묘한 변화가 관찰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전쟁책임론에서 벗어나 식민지 지배체제 전반에 대한 책임을 거론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공동선언의 일본 측 선봉 역할을 한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동선언은 이런 흐름의 하나로 간주되기도 한다.

다만 이번 성명서에서 ‘한일병합조약은 원천적으로 불법’이라고 명시하는 문장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에 대해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는 “다소 미욱한 느낌이 들 분이 있을 것이지만 이 성명이 공동성명이라는 것을 유념해 주길 바란다”며 “(이 정도 표현이라면) 일본 지식인들이 회피의 여지를 남겼다고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조약의 전문도 거짓이고 본문도 거짓이다. 조약 체결의 절차와 형식에도 중대한 결점과 결함이 보이고 있다”는 성명서 내용을 인용하며, “원래 ‘많은 결점과 결함’이었던 부분을 ‘중대한 결점과 결함’으로 바꾸었다”고 강조했다.

미야지마 히로시(宮島博史) 도쿄대 교수는 “많은 일본 학자가 아직 ‘한일병합’이 불법이라는 인식까지는 갖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성명을 기초로 해서 올해가 사회적인 인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이번에 서명한 (일본인 학자) 분들의 공통적인 인식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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