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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업주 반발, 경찰 '도난신고'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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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3-12 20:01:03 수정 : 2010-03-12 2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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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사건 피의자 김길태(33)가 현금을 훔치고 검거 직전 며칠간 야간에 머물다 간 미용실 업주가 경찰수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길태가 검거된 곳인 부산 사상구 삼락동 현대골드빌라 주변에 위치한 영란헤어숍 업주 이영란(37)씨는 일요일인 지난 7일 오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이 신고를 묵살하지 않고 제대로 조사만 했더라면 당시 곧바로 범인을 검거해 경찰력 낭비를 줄이고, 우리 집 아이들도 아빠에게 얻어맞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업주 이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20∼30분 사이 현금이  없어진 사실을 확인한 뒤 큰아들 남현성(14·삼덕중2)군과 상의를 거쳐 곧바로 112에 신고전화를 했다.

업주 이씨는 “초등학교 시절 ‘어린이경찰관’ 역할을 했던 큰아들 현성이가 ‘경찰에 신고하고 지문 채취를 해야된다’고 말해 즉시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미용실에 출동한 사상경찰서 삼락지구대 소속 이모 경위와 최모 경사는 20여 분간 머무르며 현장조사를 한 뒤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내부 소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이씨에게 애들 용돈은 얼마 주느냐고 물었고, 이씨가 “1인당 하루에 1000원씩 한 달에 3만원 정도 준다”고 대답하자, 한 직원이 “너무 적게 주는 것 아니냐, 나는 통에 돈을 넣어놓고 마음대로 가져가게 한다. 기록만 하게 하고…. 내부 소행인 것 같으니 애들 용돈 좀 많이 주라 ”며 사건과 동떨어진 얘기를 늘어놓은 뒤 돌아갔다.

업주 이씨는 “그날이 일요일 이어서 중2, 중1인 아들 형제가 가게에 있었는데 내가 너무 황당해 우리 집 애들은 그런 큰 돈을 가져가지 않는다고 응대했다”며 “절도신고한 사실이 알려진 뒤 경찰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내가 애초부터 우리 애들 혼내주려고 신고했고, 내부 소행에 동의했다’고 핑계를 대는 것 같은데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고 항변했다.

이씨는 특히 “온 나라가 김길태 때문에 초비상이 걸려 있는데 한두 푼도 아니고 27만원이라는 큰 돈이 없어졌고, 음식물만 조금 없어져도 신고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당부한 경찰이 시민신고를 이렇게 안이하게 판단할 수 있느냐”며 “사실관계를 확실히 조사해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락지구대는 이 미용실 업주의 신고사건을 단순 절도로  보고 상부인 수사본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 신고를 중요하게 판단, 수사본부에 보고하고 정밀감식을 한 뒤 수색망을 압축했다면 그날 오후 미용실 앞 3층 빌라 옥상창고에 은거해 있던 김길태를 손쉽게 체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삼락지구대 이 경위는 “미용실에 도착해 조사를 해보니 현금이 지갑이 들었던 지갑 속에 신용카드가 그대로 있고 현금만 없어진 점, 출입문 등에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것 같아 내부 소행이라고 판단했고, 업주도 아이들 소행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여중생 납치살해사건 수사본부 김희웅(사상경찰서장) 부본부장은 “영란미용실 현금 절도사건 처리와 관련, 담당경찰과 업주와의 진술에 차이가 있는 만큼 다시 전면 재수사를 정확히 실시해 직원들의 과실이 확인될 경우 문책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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