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4∼2008년 초·중·고교생 자살 현황’을 살펴보면 자살 원인은 ‘가정 불화’가 28.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염세 비관’(19.6%), ‘학업 스트레스’(10.1%), ‘이성문제’(7.2%)가 뒤를 이었다.
자살 원인별 증가 폭은 학업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은 2004년 4명에서 2008년 17명으로 4배 넘게 증가했고, 가정 불화도 15명에서 54명으로 3.6배 늘었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충동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했다. 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가 전국 2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살 충동 원인에 따르면 15∼19세 청소년 자살 충동 원인은 성적 및 진학 문제(51%)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정 불화’는 ‘외로움’(13.6%)보다 낮은 10.4%로 조사됐다.
하지만 청소년 자살을 한 가지 이유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선 상담원들의 설명이다.
안양청소년지원센터 서선미 팀장은 “청소년 자살을 충동적인 사건으로 판단하기 쉽지만 한 가지 이유 때문에 목숨을 끊는 경우는 드물다”며 “성적이 떨어져서, 엄마와 싸워서 자살을 했다는 식의 판단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이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자살을 할 수 있는 일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충남지역 한 청소년지원센터가 2007년 중·고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면적 인성검사(MMPI-A)’에서도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18명의 학생은 학교에서의 소외감, 외로움, 부모에 대한 원망 등의 특징이 공통으로 나타났다.
자살 충동이나 우울증이 느껴지더라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이들 대부분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부모와 대화하거나 전문적인 상담을 받기보다는 노래방을 간다거나 인터넷 게임 등을 한다고 답했다.
센터의 한 상담사는 “자살 위기 청소년은 부정적인 정서, 특히 우울과 충동성, 스트레스 등을 적절히 다룰 수 있는 체계적인 훈련이 안 돼 있는 상태”라며 “가족과 상담원들은 이들이 호소하는 고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염호상(팀장)·안용성·엄형준·조민중 기자 tams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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