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생존이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생존은 기업들에게 절실한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자연스레 현재와 미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그 성과는 신수종 사업 발굴로 나타났다. ‘위기가 기회’라는 역설이 통하는 법일까. 공교롭게도 생존을 위한 미래 신수종사업이 기업들에게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과 LG, 현대·기아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신수종 사업을 발판 삼아 대도약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말 양산이 시작된 이래 불과 2개월 만인 9월에 월 생산 물량이 1000만개 이상으로 늘어나고, 연말에는 10배 이상인 2000만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미래형 신개념 반도체로 평가받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은 물론 F램과 같은 신메모리 개발, 나노 테크놀로지와 같은 미래 전략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F램처럼 새로운 특성을 갖는 신메모리 제품을 지속 개발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 |
◇LG전자가 지난 6월24일 두바이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한 ‘중동 아프리카 지역 헬스케어 콘퍼런스 2009’에서 자사 프리미엄 제품을 현지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LG전자는 태양전지 사업과 헬스케어, 에너지 솔루션 사업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설정했다. 우선 태양전지 사업을 위해 경상북도 구미에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약 2200억원을 투자해 2개 라인을 신설한다. 양산 시점은 1라인이 2010년 1분기, 2라인은 2011년 1분기로 예정돼 있다. LG전자는 이미 대면적 박막 태양전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인 11.1%를 달성한 바 있다.
LG전자는 또 생활가전을 넘어 ‘건강가전’ 영역의 강자를 꿈꾸고 있다. LG전자는 계열사인 LG CNS의 홈 헬스케어 솔루션 ‘터치닥터’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에어컨사업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영역을 확대, 신성장 사업의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자동차·철강업계, 녹색성장에 박차=국내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빅뱅 이후 다가올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해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차 등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 시장은 이미 친환경차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1980년대부터 친환경 자동차 연구를 해온 현대·기아차는 올 7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카의 양산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3만대의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하고 2018년까지 5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나아가 연료전지차는 2012년 양산을 시작으로 2018년 3만대, 2030년에는 1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첫선을 보인 현대자동차 최초의 전기차 i10 EV.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일 경기 화성의 현대·기아차 연구소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직접 타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현대차 제공 |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카의 양산을 위해 배터리 및 컨트롤러 등 핵심 부품 대부분의 개발을 마쳐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는 등 가격과 품질 등에서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현재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기반으로 일반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를 2011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다. 정부 역시 전기 모터로만 움직이는 전기자동차가 국내에서 2011년 말 양산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철강산업에서 축적한 핵심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너지 및 소재산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적극 개발해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그룹 차원의 녹색 신사업 발굴 육성을 회사의 종합적인 전략 하에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7일 ‘글로벌 녹색성장 리더(Global Green Growth Leader)’ 비전 아래 주요 녹색성장 추진과 환경경영 구현을 위한 전략 수립 및 정책협의를 위해 ‘범포스코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천종·김형구 기자 sky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