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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정비·준설로 홍수방어능력 증대

입력 : 2009-07-15 18:02:49 수정 : 2009-07-15 18: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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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홍수 수용공간 확 늘려 물의 위협에 대처
오스트리아 뉴다뉴브 방수로 건설…교통망 연결등 효과
물의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 집중, 환경 변화로 물부족과 물 기근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나라가 늘고 있고, 물로 인한 갈등과 분쟁도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히 물은 식량·경제성장·안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보니, 과거 물관리를 등한시해 왔던 나라의 경우엔 국가경제 연결망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받고 있다. 그런 이유로 선진 강국에서는 일찍부터 물관리를 국가의 중요 정책 과제로 삼고 치수(治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들은 과연 물관리 강국이 되기 위해 어떤 지혜를 발휘하고 있을까.

 
◇‘Room for the Rive’라고 불리는 치수정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네덜란드 라인강 주변 지역.
◆준설을 통한 홍수방어능력 증대=국토의 4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아 늘 홍수의 위협을 받고 사는 네덜란드는 일찍부터 물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온 나라다. 그 대표적 정책이 바로 ‘룸 포 더 리버(Room for the River)’라 불리는 라인강의 치수정책이다.

Room for the River는 라인강의 제방을 계속 높이고 보강해 왔던 기존 정책을 탈피해 강의 홍수 수용 공간을 확 늘려 물의 위협에 대처하자는 개념의 치수정책이다. 제방을 더 높게 쌓아 홍수를 방어할 수도 있지만, 만약 제방이 붕괴되거나 물이 넘칠 경우 그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기존 수자원 관리정책에 획기적 변화를 준 것이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는 우선 강 주변 저지대에 사는 주민을 높은 지대로 이주시킨 뒤 제방을 후퇴시켜 홍수에 대비할 저류공간을 늘렸고, 도시 구간의 병목지역엔 방수로를 건설했다. 또 퇴적에 의해 높게 형성된 고수부지와 주수로를 준설해 홍수소통 공간을 확보했고, 홍수터 준설로 형성된 모래 웅덩이를 이용해 하천환경도 복원했다.

이 사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2015년 사업이 마무리되면 초당 1만6000㎥ 홍수량에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게 돼 매년 물난리로 인해 반복되는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일본 오사카의 요도강 복원사업도 준설을 통해 치수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요도강은 일본 최대 호수인 비가호에서 발원해 오사카 평야를 지나 오사카만으로 흐르는 75㎞ 강으로, 과거 교토와 오사카를 잇는 물자수송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물관리 실패로 수질이 악화돼 한때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버려진 강이 됐다. 특히 잦은 홍수와 산사태로 골칫덩이 강으로 전락했다. 요도강은 그렇게 방치되다가 1971년 준설을 통해 새 생명을 얻게 됐다. 당시 최대 4m까지 준설했고 저수로 폭도 120m에서 300m로 늘려 홍수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오스트리아는 뉴다뉴브강 방수로 사업을 통해 홍수를 극복했다. 사진은 뉴다뉴브강 모습.
◆하천정비와 하천공간 활용=오스트리아는 다뉴브강 방수로 사업을 통해 홍수를 극복한 역사를 갖고 있다. 수세기 동안 홍수 피해를 경험했던 오스트리아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869∼1875년 빈의 다뉴브강을 직경화(저수로 폭 280m, 홍수터 폭 450m)했다. 하지만 1897년과 1899년의 홍수를 겪으면서 이런 방법의 치수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후 정치적 불안정, 경제불황 및 전쟁 등으로 치수사업에 관심을 두지 못하다가 1957년부터 홍수방어에 대한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한 끝에 1970년 최종적으로 길이 21㎞, 폭 200m의 뉴다뉴브라는 방수로를 건설하는 것이 결정됐고 1972년 착공해 1992년에 완공됐다. 이 사업을 통해 오스트리아는 홍수 저류공간의 확보, 여가활동 기회의 증진, 다뉴브강 주변의 지하수 함양 및 교통망 연결 등의 효과를 얻게 됐다.

몰론 뉴다뉴브 방수로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하게 진행됐던 것은 아니었다. 계획 초기에는 빈 시의회가 강하게 반대해 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홍수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업에 참여시키고 적절한 계획을 만들어가면서 점차 호응을 얻어 오늘날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다.

뉴다뉴브 방수로는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이 방수로는 상류 유입시설과 하류 수위조절보가 설치돼 있어 비홍수기엔 마치 호수처럼 보이는 특징이 있다. 또 이 치수사업을 거치면서 다뉴브강과 뉴다뉴브 방수로 사이에 ‘다뉴브 섬’이라는 공간까지 생겼다.

이 섬의 폭은 70∼210m이고 넓이는 390ha에 달한다. 1980년대 이후에는 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이른바 ‘다뉴브섬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방수로의 치수기능을 다양화하기 위해 시도됐다.

이 프로젝트는 지표수와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순환하고, 수중생물과 육상 생태계가 연결되도록 진행됐다. 특히 자연친화적인 여가활동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그 결과 다뉴브 섬은 조류 서식처, 소형 보트 마리나, 자전거길, 산책로가 잘 조성돼 현재 도시의 휴식공간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오스트리아 다뉴브강 프로젝트는 2006년 유엔 해비타트가 선정하는 ‘베스트 프랙티스’에 뽑히기도 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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