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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당정협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한승수 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장(왼쪽부터)이 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제6차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비정규직법 개정 무산 후속대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원영 기자 |
한나라당의 기습상정은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한 당직자는 이날 “일단 법률안 상정을 통해 위원회에서 심의·토론하고 향후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정책위원장이 참여하는 ‘6인 회담’에서 타결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제안안 ‘6인 회담’을 야당이 즉각 거부한 데 따른 역공으로 풀이된다.
안 원내대표는 “현 상황은 비상국면이어서 원내대표들과 정책위의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3개 교섭단체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6인 회담 제의를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동계와 3개 교섭단체가 참여하는 ‘5인 연석회의’가 노동계의 불참으로 무력화됐다는 이유를 들어 새로운 협의체 구성을 제시한 것이다. 또 비정규직법 시행 유예를 반대하는 민주당 소속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원내대표단 5명이 추 위원장과 비정규직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설전을 벌였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물러서야 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법안을 상정조차 않는 등 추 위원장의 독선과 오만이 극에 달했다고 판단해 단독상정을 통해 추 위원장에게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나라당 소속 의원 20명은 추 위원장의 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날 기습상정된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놓고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추 위원장이 이날 전체회의 개의 예정시간이 지난 뒤 1시간30분 이상 회의장에 출석하지 않는 등 명백하게 회의 진행을 기피했다”며 국회법 50조5항을 들어 적법성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추 위원장이 회의진행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기습 처리됐기 때문에 50조5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 위원장도 “교섭단체 간사 간 협의 때문에 (개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환노위 행정실장과 수석전문위원에게 밝혔다”며 “한나라당이 국회를 놀이터로 알고 장난을 쳤다. 효력 여부를 따질 것도 없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밤 민주당·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4인이 참석한 가운데 환노위 전체회의를 열고 앞서 한나라당 주도의 전체회의와 개정안 상정 행위를 ‘원천무효’라고 재확인했다.
일각에선 한나라당 소속 환노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의 직무대행 행위를 적법한 것으로 간주하더라도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상정 효력은 이날 회의를 끝으로 만료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의사일정 미료(未了) 안건에 대해서는 의장이 다시 그 일정을 정한다’는 국회법 78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다음 회의에서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해선 조 간사가 법안을 법안심사소위로 넘기거나 향후 논의 일정을 결정한 뒤 산회를 선언했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를 생략했다는 것이다.
남상훈·이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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