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닷컴] 연예계가 원래 조용한 곳은 아니지만, 은밀하고도 불법적인 이슈꺼리를 제공하면서 연초부터 시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가수 아이비의 '3억원 스폰설'로 인해 터진 연예계 스폰서 진위여부 문제로 시끌시끌하더니, 이번에는 배우 겸 CF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전지현의 휴대전화 무단복제가 다시 연예계를 들썩이고 있다. 여타 다른 연예계 이슈와는 달리 두 문제가 직접적으로 연예계 내외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것이 연예계의 치부를 드러냄과 동시에 은밀한 제안과 불법적인 연예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음을 '루머'가 아닌 연예인 당사자들의 움직임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2일 아이비가 미니홈피에 올린 '3억 스폰서 제안' 내용은 수면 아래 있던 내용을 공식적으로 끄집어 냈음은 물론 이후 섹시 스타 정세희가 스폰서와 관련해 과거에 자신도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해 다시 한번 눈길을 끌었다. 이후 한 케이블 방송에서는 연예인 스폰서 계약서로 추측되는 계약서를 보여주며 현직 스폰서의 인터뷰를 내보내 충격을 줬다. 당시 방송에서는 보여준 계약서에는 스폰서를 갑, 연예인을 을로 설정한 뒤 ▲갑은 을의 이벤트 행사 스케줄을 최소 2-3일 전에 미리 통보하여야 한다. ▲을은 갑이 원하는 시기, 날짜에 이벤트 행사에 참여하여야 한다. ▲갑은 을에게 계약금 전액을 일시불로 지급하고 처리는 이벤트 행사료로 한다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연예계에서는 줄줄이 스폰서 관련 증언들이 쏟아졌고,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는 소속 연예인들이 거론되지 않도록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미 톱스타들을 비롯한 연예인들이 대중들에게 비춰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돈에 의해 쉽게 좌지우지되며 은밀한 거래도 서슴치않는 존재로 각인시켜버렸다. 당시 연예계 관계자들은 "일부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실제로 제안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뤄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지만, 공허하게 끝나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전지현 휴대전환 무단 복제는 연예기획사들이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보장해주지는 못하는 것은 물론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해왔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줄 셈이다. 이미 지난 공정거래위원회 (이하 공정위)가 지난해 11월 대형 연예기획사 10개사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을은 자신의 위치를 항상 갑에게 통보해야 한다' '을은 을의 신상문제, 사생활 (신변, 학업, 국적, 병역, 교제, 경제활동, 사회활동, 교통수단 등)과 관련해 사전에 갑에게 상의해 갑의 지휘감독을 따라야 한다'는 등의 사생활 침해 조항이 버젓이 존재했음을 확인했고, 이 외에도 연예계에서는 메일, 미니홈피 등 비밀스러운 부분까지 소속사에서 관리한다는 말까지 나왔었다.
여기에 휴대전화까지 무단 복제한 사례는 소속 연예인의 사생활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불법적 행위이기 때문에 심각성이 더하다. 아무리 소속 연예인이라 할지라도 계약관계에 있을 뿐인 관계가 감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연예인의 인권은 무시되고 '돈벌이'에만 이용되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연예계라는 안좋은 인식이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답답한 것이 연예계와 연예계를 둘러싼 환경이 모두 사기꾼에 범죄자들만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라며 "방송에 종종 나오는 한 신인 여배우가 길에서 취객들에게 '얼마면 나랑 잘 수 있냐'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는 일반 대중들에게 연예인이 어떻게 비춰지는지 민망하다못해 씁쓸하기까지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예계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고 사람들간의 관계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때문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며 살고 있다"며 "교사 몇몇이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고 해서 교육계 전체가 매도당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느냐"며 이번 일이 연예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사진=세계닷컴 자료 사진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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