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테러의 표적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의 폴 코니시 국제안보프로그램 국장은 30일 BBC방송을 통해 이번 테러는 ‘명성을 위한 테러(celebrity terrorism)’였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번 테러는 카슈미르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젊은이들이 1년 전부터 치밀하게 모의한 끝에 일어났다.
하지만 2001년 미국 9·11테러와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테러 당시 관련 이슬람 단체가 비디오 등을 통해 적(미국)을 분명히 밝힌 것과 달리 이번 테러는 무엇을 노렸는지 불분명하다.
테러 발생 직후 생존자들은 하나같이 “테러범들이 미국과 영국 여권 소지자를 색출하는 데 주력했다”고 진술했다. 테러의 동기가 ‘서구에 대한 반감’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사건 발생 24시간 뒤 용의자를 자처하는 한 남성은 현지 TV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카슈미르 무슬림들이 인도군에 의해 무참히 죽어나가고 있다”며 “무슬림의 땅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슬람·힌두교 간 갈등은 인도 테러의 가장 전형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도 이번 테러에서 유대인 집단 거주촌인 나리만 하우스가 왜 인질극의 주무대가 됐는지를 설명하진 못한다.
이처럼 공격 대상이 미국인인지 힌두교도인지, 혹은 유대인인지 모호하다는 점에서 이번 테러범들은 기존 이슬람 극단주의자처럼 뚜렷한 정치적 목표를 내세운 게 아니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코니시 국장은 “버지니아 공대에서 ‘묻지마’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것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극단적이고 반사회적인 생각을 갖게 된 사람들이 모여 ‘묻지마 테러’를 감행했을 수도 있다”며 “이들은 세계 언론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여러 정치적인 이유를 갖다 붙이는 것을 즐겼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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