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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고기 살펴보는 손님들 전국 대형할인점에서 미국산 소고기 판매가 시작된 27일 서울시내 한 할인점을 찾은 손님들이 진열된 미국산 소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남제현 기자 |
미국산 소고기는 수입반대 촛불집회 속에 지난해 10월 살코기 속에서 등뼈가 발견되면서 판매중단된 이후 1년1개월 만에 다시 대형마트 매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10시 신세계 이마트 서울 은평점 수입육 코너에는 다른 코너에 비해 많은 고객들이 몰렸다.
서민이 많은 이 지역 상권의 특성 때문인지 소비자들은 값이 저렴한 냉동 미국산 소고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이 매장에서 100g에 1880원으로 판매한 ‘미국산 냉동 LA식 꽃갈비구이’는 700g에서 1㎏ 안팎의 단위로 포장돼 1만4000원에서 2만4000원선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진열된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았다.
가장 먼저 ‘LA식 갈비’ 1314g과 ‘척롤 불고기용’ 674g을 구매한 고흥봉(63)씨는 “예전에 미국산 소고기가 판매될 때에도 먹어봤었는데 맛이 아주 좋아서 다시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부 한명자(59)씨는 “미국산 소고기를 사기 위해 일찍 매장을 찾았다”면서 “한우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오랜만에 가족들이 소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겠다”고 만족해 했다.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성을 묻는 질문에는 “먹지 못하는 소고기를 팔겠냐”면서 “국산 한우도 유통 구조를 잘 만들어서 가격을 많이 낮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형마트에서 판매에 나선 미국산 소고기 가격은 환율 상승 등으로 지난 8월에 비해 부위별로 200∼600원 정도 오른 상태다.
대형마트 3사는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당초 판매목표치 37.3t보다 50% 많은 57t가량이 팔린 것으로 추정했다.
이마트는 이날 하루 판매량을 20t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25t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했다. 홈플러스도 당초 이날 하루 12t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24t 정도 팔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판매 목표를 5.3t으로 잡았던 롯데마트는 목표의 150% 수준인 8t가량 팔린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이날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오후 1시 서울 용산역 이마트 앞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 결정 대형마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해야 할 대형 유통마트들이 국민 건강을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용산역 이마트, 서울역 롯데마트, 홈플러스 영등포점 등으로 나뉘어 미국산 소고기 판매에 항의하고 소비자들에게 불매 캠페인을 펼쳤다.
김기환·이진경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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