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를 소집했지만 세계 정상들은 버락 오바마 당선자에게 온통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케빈 러드 호주 총리,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오바마 당선자를 대리해 파견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짐 리치 전 하원의원을 잇달아 만났다. 오바마 당선자는 회의 기간 내내 시카고에 머물렀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금융규제 개혁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어냈지만 오바마 당선자가 취임할 때까지 주요 결정을 미뤄놓았다. 뉴욕타임스는 15일 금융규제를 어떻게 개선할지는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고 보도했다.
세계 정상들은 우선 경제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폭넓은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 금융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오바마 당선자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방영된 민주당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금융시장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 20개국 정상들이 워싱턴에 모였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다음주 개최되는 의회에서 추가 금융조치의 일부를 통과시키지 않으면 당선된 뒤 가장 먼저 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들은 또 공동성명에서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확대를 강조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의 요구로 포함된 내용이다. 선거 때 미국산업 보호 등 명분을 들면서 자유무역에 반대했던 오바마 당선자가 취임 후 세계 정상들과 협력하고 보조를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 정상들은 “일부 선진국들이 위험이 가중되는 것을 적절하게 막지 못했다”면서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의 역할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오바마 당선자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숙제다.
부시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내용과 결과를 미 행정부가 오바마 당선자에게 보고하고 있으며 오바마 행정부가 논의내용을 계속 추진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올브라이트 전 장관과 리치 전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바마 당선자는 주요 경제국 정상들이 모인 G20 회의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의 대처 방안 모색에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의 대처를 지지하며 취임 후 금융시스템 개선을 위해 G20 국가들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한용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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