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일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5000억달러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를 목표로 내걸며 강공 드라이브를 선언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실물경제의 침체로 지난달 수출 증가율이 두자릿수에 턱걸이했지만 내년에는 한자릿수로 추락할 것이란 우려가 짙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9월 22.7%였던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달 들어 10%로 이미 반토막이 났다.
◆수출확대 총력전=정부는 수출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정부는 일단 해외 마케팅 전략을 성숙시장(미국, 유럽, 일본)과 성장시장(중국, 인도,아세안), 잠재시장(중동, 중남미, CIS) 등으로 나눠 차별키로 하는 등 활용가능한 카드를 다양하게 내놨다.
성숙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는 공동물류센터를 12개에서 2010년까지 20개로 늘려 수출기업의 물류비용을 줄이고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 전략을 활용키로 했다.
특히 중국 멜라민 파동에 따른 다국적 식품회사의 안전 음식재료 선호 분위기를 수출 호기로 활용해 농수산물 수출보험 인수를 확대하고 한국식품 우수전시회를 개최키로 했다. 엔화 강세를 활용한 일본시장 개척으로 단기적인 수출증대도 꾀할 방침이다.
주력 분야인 조선과 자동차, 일반기계, 정보기술(IT) 등의 수출증대에도 공을 들이기로 했다. 조선 분야는 이미 환헤지에 따른 평가손실을 자본에서 차감하도록 회계처리 문제를 해소했으며 건조량 확대에 따른 인력부족난을 덜고자 해외인력 유치지원센터를 통한 기능인력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자동차의 수출확대 전략은 그린카 등 새로운 수요에 대응해 연비가 우수한 디젤차 수출을 확대하고 해외 판매망을 이용한 조립용 부품의 수출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5000억달러 수출 가능한가=민간 연구소가 발표한 내년 수출전망은 국제무역연구원이 4825억달러(8.6%), 삼성경제연구소가 4847억달러(8.3%), LG경제연구소 4867억달러(8.9%) 등이다.
민간 연구소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주가와 주택경기 하락, 실물경기 위축으로 수입수요의 감소가 지속되고 일본은 대(對)미국 수출과 내수부진에 따라 IT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시장의 침체는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10월부터는 가전과 IT 등의 수출에 크리스마스 특수가 반영돼야 하지만 올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인 중국도 미국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대미 수출이 감소하고 건설관련 중간재 수요의 부진, 소비위축 등에 따라 수입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0월 1∼20일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하면서 2000년 2월 이후 80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세계 실물경기 침체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수출 전선의 소총수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도 경기 하강과 자금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9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자금조달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답한 업체는 68.5%로 지난해 5월 45.6%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수출 물량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특히 중국은 마이너스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공격적인 목표는 잘 해보자는 상징적인 의지의 표현이고, 실현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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