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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원화.외화 자금난 '해빙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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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방위 유동성 공급 조치로 은행들의 원화와 외화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파격 인하하고 은행채를 일시적으로 사주기로 한 만큼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채권시장도 어느 정도 온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 우리 정부의 달러 유동성 공급 조치 이외에 미국 정부가 7천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에 따라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달러를 풀기로 한 만큼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 여건도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각종 조치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은행들은 원화유동성 비율이 개선되지 않는 한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 외화 자금사정 일단 숨통

외화 유동성 문제는 정부의 지원으로 일단 한숨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30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고 국회 통과가 남았지만 은행들의 대외채무를 1천억 달러까지 지급보증한 점이 어느 정도 자금난 해소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업어음(CP) 직접 매입대상으로 선정돼 각각 8억3천만달러와 5천만달러를 확보하게 된 것도 도움이 됐다.

그러나 상당수 은행들은 여전히 기간물 차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자는 28일 "자금사정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이르며 오히려 악화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와 우크라이나, 헝가리, 파키스탄, 벨로루시 등 유럽과 아시아의 취약한 국가들이 줄줄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외환위기 `전력'이 있는 한국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시각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5년물 지급보증채권(CDS.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 프리미엄은 27일 기준 6.7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도 7.70%, 7.46%를 나타냈다.

이달 초 1.82%였던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은 지난 8일 3.11%로 뛰었고 이후 안정을 되찾는 듯하다가 지난주부터 다시 급등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해빙모드는 아니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신흥 국가 전체를 보수적으로 보는데다 국내 은행들의 유동성 문제가 외부로 자꾸 드러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수출입은행이 1억5천만 달러, 농협이 1억달러의 중장기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는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았던 리먼브러더스 사태 전후에 추진했던 것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최근에 바클레이즈가 영국 정부의 보증을 토대로 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등 조금씩 풀리는 기미가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 등의 구제금융 안이 실제 가동되고 국내에서도 외채 지급보증안 등이 효력을 발휘하게 되면 다음 달 중순께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원화유동성 사정도 "글쎄"

은행들은 원화유동성 사정도 달라진 게 없다는 반응이다.

27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채권시장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듯했다.

전날 3개월 물 양도성예금증(CD) 금리는 전 영업일보다 0.14%포인트 하락했고 3개월 은행채 금리와 3년물 은행채 금리도 각각 전 영업일보다 0.17%, 0.26% 포인트 떨어진 것. 그러나 이러한 하락 폭은 한은의 금리인하 폭인 0.75%포인트에 비해서는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채권 발행 여건은 달라진 게 없어 금리가 덜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현재 금융감독원의 원화유동성 비율(만기 3개월 이내 자산을 만기 3개월 이내 부채로 나눈 것)을 맞추려고 은행채 또는 CD를 발행하거나 고금리로 예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은행채의 최대 수요처인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채를 오히려 내다 파는 상황이어서 은행채 발행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것.

은행들은 한은의 은행채 매입 조치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당장 은행채 발행 여건을 크게 완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동성 비율을 즉시 개선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도 유동성 비율을 의식해서다.

모 은행 자금담당자는 "한은의 금리 인하 조치가 유동성 비율 개선 조치와 동시에 시행됐다면 채권시장에서 금리 인하 속도가 한층 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현행 3개월 기준 100% 이상인 원화유동성 감독기준을 1개월 기준 100% 이상이나 3개월 기준 85%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금감원에 제시한 상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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