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보다 좋은 아파트로 호응… 주변국 진출 '눈앞'
中·알제리 등서도 신도시사업 참여 해외공략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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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최대복합단지 ‘우림애플타운’ 조감도 |
카자흐스탄 남동부 알마티시의 아우에조프구 사이나카르갈리 일대. 해발 3000여m의 천산(Tan-Shan) 산맥 자락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진 침엽수림과 산 정상을 뒤덮은 만년설이 북유럽을 연상시킬 만큼 절경이다. 키르키스스탄과 중국 간 국경지대에 인접하면서 천산 산맥의 발치에 위치해 입지 조건이 매우 독특한 곳으로 알마티 상류층이 집중 거주하는 전통 부촌이다.
우림건설은 이곳에서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단지인 ‘우림애플타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부지 27만5448㎡, 연면적 130만4899㎡(약 40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복합단지로 아파트 2578가구와 오피스 1000실, 호텔, 쇼핑센터, 상업시설, 공공시설 등이 들어선다. 우리나라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우림건설이 기대하고 있는 매출 규모만 4조5000억원에 달한다.
타깃은 이 나라의 오일머니를 쥐락펴락하는 부호들. 카자흐스탄 국영 경제연구소 오르잘리 사브렌 소장은 “상위 3% 내 부유층이 우림애플타운의 구매력을 거의 장악할 것”이라며 “구매 타깃이 충분하고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우림건설은 시공만 맡는 단순 도급방식이 아니라 도시개발 기획과 설계, 분양, 입주사모집 등 선진 부동산 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일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부동산 펀드에 20% 이상을 선분양하며 현지 분양에 돌입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카자흐스탄에도 영향을 끼치며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공사지연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6월 우리나라 3개 금융기관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성공하며 유동화 우려를 종식시켰다. 대규모 해외개발 사업이면서도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국내 은행으로부터 PF를 일으킨 것은 이 사업에 대한 국내 투자기관들의 기대치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우림건설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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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우림애플타운 마케팅센터’ 전경. |
◆한국식 건설 문화 전파=지난해 11월, 알마티에서 독특한 건물 개관행사가 열렸다. 우리나라 모델하우스 격인 ‘우림 애플타운 마케팅센터’가 지어지고 이 나라 유력인사들이 참석한 행사였다. 후분양 시장인 카자흐스탄은 건물공사가 40∼50%의 공정률을 보이며 모습을 드러내야 분양이 이뤄진다. 이런 곳에서 완성된 건물을 미리 보여주며 분양을 시작하는 한국식 분양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것이다.
한국적 건축 방식도 현지 주택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온돌 문화’가 갖는 난방의 효율성과 층간소음 감소, 카펫보다 위생적인 실내환경 등을 집중 홍보했고, 한국식 주거문화에 대한 큰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입주자가 직접 마감을 해야 하는 현지 방식과 달리 소비자들은 완벽히 마감이 끝난 아파트에 들어오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마케팅센터 개관 행사는 양국 문화교류의 장을 방불케 하는 축제로 진행됐다. 우리나라 전통 북춤과 부채춤, 카자흐스탄의 전통 악기들이 등장했고 이 나라 최고의 뮤지션이 초청됐다. 국내 건설업계의 메세나(기업의 공익적 문화·예술 지원) 활동 선두 기업답게 선진기업 문화를 현지에 전파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형 도심개발 수출로 글로벌 우림 실현=우림애플타운은 ‘호텔보다 좋은 아파트’로 알마티 시민들에게 각인돼 있다. 우림건설은 우림애플타운 성공을 토대로 인근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 한국형 도심개발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우림건설 김진실 법인장은 “국내 경기가 어렵지만 해외 신도시개발 사업 참여는 우리나라 건축기술뿐 아니라 인력, 연관 사업과의 동반 진출을 의미하는 것인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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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시 연호산업단지에 아파트와 호텔, 빌딩, 호수 등을 조성하는 ‘태극프로젝트’의 공사 현장. 우림건설 제공 |
중국사업도 모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상당수 건설사들은 그동안 까다로운 법률과 현지 시장정서의 벽에 부딪혀 중도에 포기하거나 실패의 쓴 맛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사업 시작 전인 2004년 상하이에 사무소를 개설해 현지 부동산시장과 법률, 조세제도 등을 조사하며 사전준비를 철저하게 했다”면서 “2005년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시 연호산업대에 총 20만㎡ 규모 부지를 매입해 3700여가구 규모의 주택개발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우림을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는 아프리카에서도 준비되고 있다.
지난 5월 알제리가 국운을 걸고 나선 사하라 사막 개발의 전진 기지로 활용할 ‘부그줄 신도시 조성사업’을 국내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낸 것. 우림건설은 전체 8200억원 중 20%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9월10일 본계약 체결과 함께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주요 프로젝트 현황 | |||
국 가 | 프로젝트명 | 규 모 | 매출액(원) |
카자흐스탄 | 카자흐스탄 우림애플타운 주거복합단지 |
133만5970㎡ (아파트 2566가구+오피스 100실, 호텔, 상업시설) |
4조5000억 |
알제리 | 부이난 신도시 개발 | 2175만9000㎡ | 약 6조 |
중국 | 우림태극프로젝트(곤산1차) 우림태극프로젝트(곤산2차) |
18만9925㎡(1700가구) 12만7353㎡(2000가구) |
1059억 1596억 |
미국 | Glendora 프로젝트 Alhambra 프로젝트 |
2만410㎡ 6628㎡ |
450억 180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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