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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시민에게] 정보공개의 대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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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알권리 위해…” 내리쬐는 햇볕정신
◇미국 탐사보도협회(IRE)는 지난 6월5일부터 8일까지 마이애미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2008 IRE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 콘퍼런스는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800여명의 기자들이 참석해 지식과 취재경험,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는 정보공개 토론의 큰 마당이다.
“비밀주의는 법의 정신과 무관하게 정부가 가장 손쉽게 기대는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미국 통신사 AP의 사장 톰 컬리(Thomas Curley)가 지난 3월18일 ‘선샤인 주간(Sunshine Week)’을 기념하는 연설에서 “정보공개 캠페인’을 영원히 지속해야 한다”며 했던 말이다. ‘선샤인 주간’은 부시 정부가 2001년 9·11테러 사건 이후 정보공개를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맞서 언론과 시민단체가 벌였던 캠페인이다. 이제는 미국 정보공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선샤인 주간에서 나타나듯 미국 정보공개는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 배경에 부침을 거듭해 왔다. 전쟁이나 테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보공개가 일시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1966년 정보공개법을 제정한 이후 40여년 동안 정보 접근의 장애물을 걷어치우고 시민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쪽으로 진화해 왔다. 미국이 건국 23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세계 초강대국’으로 떠오른 근저에는 정보공개에 깃든 ‘햇볕정신’이 깔려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 성싶다.

#정보공개도 초강대국

“성범죄자는 평생 이 꼬리표가 따라다닙니다.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공공서비스로 여겨지는 거죠. 예컨대 18살짜리 남자가 16살짜리 여자친구의 부모로부터 고소를 당해 성범죄자로 전락해 평생 차별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이사를 가도 이웃이 현수막을 걸어놓고 못 오게 막기도 했죠.”

미국 탐사보도협회(IRE) 사무총장인 마크 호빗(Mark Horvit)이 성범죄의 정보공개에 관해 들려준 얘기다.

실제 미국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는 웹사이트에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고 플로리다주에서도 사진과 함께 우편번호, 주소, 이름까지 빠짐없이 공표한다.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가는 곳마다 주변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세금에 내리쬐는 ‘햇볕’의 강도는 더욱 세다. 정치인이나 연예인, 저명인사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세금 납부에 관한 정보가 웹사이트에 공개된다. 특히 유명인사와 고위 관료, 국회의원의 경우 개인 프로필과 주택거래, 건물사진에서 시작해 심지어 침대구조와 같은 세세한 정보까지 제공된다.

마크 호빗은 “물론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제기되기는 하지만 유명 인사들이 부동산 가격을 낮출 수도 있기 때문에 국민이 이를 평가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공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리알 정책결정 과정

지난해 10월 세계금융의 심장부인 뉴욕 월가에서는 세계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정책자문단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8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시기를 전후해 정책조언을 했던 인사의 명단이 밝혀졌다.

여기에는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회장을 비롯해 월가의 거물급 인사가 대거 포함돼 있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또는 인하는 세계경제와 금융흐름을 좌우하는 중대변수인 만큼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정보는 그만큼 큰 파장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주목할 대목은 이 정보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밝혀졌다는 점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재무학 강사인 케니스 토머스 박사가 금리정책의 결정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통해 통화기록과 면담기록을 입수했던 것. ‘비공개 이유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는 한 정보를 모두 공개한다’는 미국 정보공개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셈이다.

미국은 이미 1976년 선샤인법(GISTSA·회의공개법)을 통과시켜 정부기관과 단위부서가 회의 주제와 일정, 장소를 관보에 공지해 의사결정 과정을 빠짐없이 공개하고 있다.

#진화하는 미국의 정보공개

미국의 정보공개는 초강대국 지위에 걸맞게 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미국 시민뿐 아니라 외국인도 정보공개를 신청할 수 있다. 공개거부 결정 때에는 사법구제도 받을 수 있다. 응답 기한은 20일 이내로 정해져 있고 언론이나 교육, 비영리 단체의 경우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2007년 오픈정부법에서는 정보서비스청까지 신설, 정보공개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미국이 이처럼 정보공개 초강대국으로 변신하기까지 걸어왔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1967년 정보자유법이 시행된 후 법개정 때마다 범죄와 테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비판이 쏟아졌고, 급기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고비 때마다 미국 언론과 시민단체는 비밀주의 행태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국민의 알권리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정보공개제도를 발전시켜 왔다.

데이비드 도널드(David Donald) IRE 연수국장은 “린든 존스 대통령부터 시작해 리처드 닉슨, 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가 정보공개와 국민의 알권리에서 기반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보공개 공공보도팀=주춘렬·김용출·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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