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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추경예산안 처리 무산으로 사의를 표명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홍 원내대표는 일단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12일 새벽 추경안 처리 무산 직후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다 제 책임이다. 책임지겠다”며 고개를 숙인 데 이어 원내대표단 회의에서도 사의를 표명했다고 당 소속 의원들이 전했다. 특히 원내대표단 회의에서는 홍 원내대표 뿐 아니라 임태희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 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 전원이 책임을 통감, 동반 사퇴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실제 사퇴할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18대 첫 정기국회 와중에 원내사령탑 부재에 따른 부담을 우려해 당내에선 만류하는 분위기다. 소고기 정국을 벗어난 청와대가 취임 6개월을 기점으로 국정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원내지도부의 공백은 ‘이명박 개혁’추진에 큰 차질을 불러올 수도 있다.
홍 원내대표의 ‘튀는’ 행보에 불만이 쌓인 청와대가 홍 원내대표의 사퇴에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홍 원내대표 혼자만의 책임은 아닌 것 같다”며 “특히 정기국회 국면에서 원내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비판적 목소리가 적잖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추경안 처리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이런 헛발질이 어디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연말 당·정·청 전면개편을 주장하는 등 여권 내부의 분란을 일으킨 홍 원내대표의 ‘기’를 꺽어놓아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당 안팎으로 리더십 위기에 몰린 홍 원내대표가 이를 돌파하기 위해 ‘재신임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스스로 사의 입장을 밝힌 터에 상황 논리를 내세워 어물쩍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때가 때이니만큼 원내대표를 바꾸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면서 “추석 이후 의원총회를 열어 재신임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청와대 기류를 감안할 때 홍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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